[절세의神] 2026.02.19.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
‘매도 vs 증여’ 세금 시뮬레이션해 보니
차익 15억 양도세 10억, 증여·취득세 16.8억
“매도가 유리하지만 자산 가치 상승 땐 증여”

일러스트=챗GPT 달리3
60대 김모씨는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다. 서울 강남구 반포동 아파트엔 현재 거주 중이며, 마포구 아파트는 임대 중이다. 김씨는 요새 통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를 종료하기로 한 데다 보유세도 인상할 수 있다는 말이 돌아서다. 김씨는 5월 9일 전에 집을 팔면 세금을 얼마나 아낄 수 있을지, 양도 대신 아들에게 증여할 경우 내야 할 세금은 얼마인지 알아보기 위해 주거래은행의 자산관리센터를 방문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자칫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는 만큼 어떻게 하면 절세가 가능할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김씨와 같이 양도와 함께 증여를 저울질하는 자산가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의 사례를 바탕으로 상황별로 내야 하는 예상 세금을 가늠해봤다.
19일 조선비즈가 조소영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컨설팅부 상속증여팀 세무 전문위원에게 요청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김씨가 10년 전 반포 아파트를 10억원에 취득해 10년 거주 후 90억원에 팔 경우 5월 9일 전 내야 할 양도세는 6억1400만원이다.
현재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다주택자여도 12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만 양도세가 과세되며, 중과세율도 적용되지 않는다. 또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다. 김씨의 경우 양도차익(80억원)에서 ① 기본공제 12억원 ② 장특공제로 55억4600만원이 차감돼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14억원가량으로 낮아진다. 여기에 기본세율 45%만 적용돼, 차익의 7%가량만 양도세로 내면 된다.
그러나 5월 9일 이후에 집을 팔면 김씨는 양도세로만 56억4000만원을 내야 한다. 공제 없이 양도차익에 중과세율 65%가 적용된 값이다. 양도세 기본 세율은 6~45%인데, 중과 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가 가산된다. 결과적으로 5월 9일 전후로 양도세는 9배가량 뛴다.
만약 김씨가 15년 전 15억원에 매입해 거주 않고 임대 중인 마포 아파트를 30억원에 팔면, 양도세는 2억5100만원이 과세된다. 양도세 중과 땐 양도차익(15억원)에 세율 65%가 적용돼 내야 할 세금이 9억9900만원으로 4배가량 늘어난다.

양도세 증여세 시뮬레이션
이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절세 측면에선 ‘양도세 중과 전’, ‘양도차익이 적은’ 주택을 먼저 파는 것이 유리하다. 김씨의 경우 5월 9일 전, 차익이 적은 마포 아파트를 팔아야 양도세를 가장 아낄 수 있다. 조 세무 전문위원은 “계획에 없던 양도로 인한 당장의 세금 부담을 낮추려면 차익이 적은 주택을 먼저 팔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자산은 가장 늦게 파는 편이 낫다. 1주택자로서 여러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향후 양도 시 절세에도 효과적이다”라고 했다.
만약 김씨가 집을 팔지 않고 자녀에게 증여하면 내야 할 세금은 얼마일까. 김씨가 반포 아파트를 증여하면 김씨의 아들은 증여세로 약 50억원(증여공제 5000만원 적용)을 내야 한다. 과세표준 30억원 초과 시 적용되는 세율은 50%다. 취득세도 12억원가량으로 만만찮다.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의 공시가격 3억원 초과 주택을 증여하는 경우 13.4%의 취득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김씨의 아들이 내야 할 세금만 총 62억원이다. 마포 아파트 증여 시 증여세와 취득세의 합은 16억8000만원이다.
세금만 따지고 보면 양도가 낫지만, 그렇다고 증여가 무조건 불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주택을 팔아 얻은 현금을 언젠가 자녀에게 상속·증여할 때, 결국엔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은 현금과 달리 자산 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양도보다 증여를 고려하는 다주택자도 상당하다고 한다. 조 세무 전문위원은 “김씨의 사례에선 마포 아파트를 증여하는 방안도 추천한다”며 “양도할 때보다 10억원 이상을 세금으로 더 내야 하나, 그 이상의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만큼 증여를 통해 명의를 분산, 보유세를 낮춰 세 부담을 줄이는 것이 대안이 된다”고 했다.
김보연 기자 kb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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