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1.
올림픽 결선에서 펼쳐진 김길리-최민정 2파전 끝 나란히 金-銀
최민정 단일종목 최초 올림픽 3연패는 놓쳤지만 올림픽 최다메달 대기록 작성

쇼트트랙 김길리가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보한 후 은메달을 확보한 최민정과 포옹하고 있다. 2026.2.21(밀라노=뉴스1)
“앞에서 만나자.”
함께 레이스를 나설 때마다 하던 약속을 올림픽 마지막 경기에서 지켰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을 이끄는 쌍두마차 김길리-최민정이 21일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1500m 결선에서 나란히 1, 2위로 질주하며 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을 울면서 시작했던 김길리가 가장 크게 웃으면서 첫 올림픽을 마치게 됐다. 김길리는 이번 올림픽 첫 종목이었던 혼성 계주 준결선에서 앞에서 레이스 하던 코린 스토다드(미국)가 넘어질 때 함께 뒤엉켜 넘어졌고 그렇게 한국의 이 종목 첫 올림픽 메달 도전은 그대로 좌절됐다. 이어 500m에서도 결선에도 오르지 못해 한국 쇼트트랙은 대회 중반까지 노메달의 수몰를 견뎌야 했다.
하지만 여자 1000m에서 최민정 없이 홀로 결선에 올라 동메달을 따며 시동을 건 김길리는 19일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나서 이탈리아의 마지막 주자인 아리아나 폰타나를 한번에 추월, 그대로 질주하며 한국의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포효했다.

쇼트트랙 김길리가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보한 후 환호하고 있다. 2026.2.21(밀라노=뉴스1)
이날 여자 1500m 결선은 김길리-최민정 2파전을 기대할 수 있는 무대로 세팅됐다. 준결선에서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25~2026시즌 종합랭킹 1위 코트니 사로(캐나다), 이번 대회 개인전 2관왕(500, 1000m)에 오른 잔드라 벨제부르(네덜란드)가 모두 넘어져 허무하게 메달결정전인 파이널 A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계할 대상은 올림픽 직전 열린 유럽선수권 1500m에서 우승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아리아나 폰타나 정도였다.
실제로 레이스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채 전개됐다. 후미에서 힘을 아끼던 두 선수 중 최민정이 먼저 움직였다. 6바퀴를 남기고 2위까지 올라왔다. 그 사이 김길리는 계속 5위에 머물며 힘을 비축, 4바퀴를 남기고서야 인코스로 3위까지 올라섰다. 여전히 선두는 스토다드-최민정-김길리였고 뒤에서 아리아나 시겔-아리아나 폰타나가 뒤따랐다.
하지만 3바퀴를 남기자 사실상 최민정-김길리 두 선수의 독보적인 레이스였다. 후미 그룹과 간격을 벌린 김길리는 막힘 없이 계속해 속도를 끌어올렸고 1500m 2연속 금메달리스트인 최민정을 상대하면서도 간격을 넓혔다. 가속을 멈추지 않은 김길리는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는 랩타임을 8초89까지 끊으며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고 피니시 앞에서 여유롭게 세리머니를 하며 개인전 첫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쇼트트랙 최민정이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확보한 후 눈물을 닦고 있다. 2026.2.21 (밀라노=뉴스1)
직전에 열린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로 통산 메달 최다타이(6개) 기록을 얻었던 최민정은 1500m에서 단일종목 최초 올림픽 3연패 대기록은 놓쳤지만 은메달을 추가하면서 여름, 겨울올림픽을 통틀어 한국에서 역대 가장 많은 메달(7개)을 딴 올림피언이 되며 세 번째 올림픽을 마치게 다.
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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