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3.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 日와세다대서 강연
"트럼프가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 치명타 줘"
"미중러 세력권 질서 형성… 갈등 커질 것"
"한국, 방위력 빠르게 올려 자강 구축해야"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3일 일본 와세다대 종합연구기구 일미(미일)연구소·첨단사회과학연구소 공동 주최로 도쿄 와세다대에서 열린 '동북아 정체와 한반도의 미래'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도쿄=류호 특파원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현 외교부) 장관은 국제 질서가 강대국의 세력권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한국에 엄혹한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전 장관은 안보 자강 확립과 한미 간 마찰 축소를 대안으로 꼽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 전 장관은 23일 일본 와세다대 종합연구기구 일미(미일)연구소·첨단사회과학연구소 공동 주최로 도쿄 와세다대에서 열린 '동북아 정체와 한반도의 미래' 심포지엄에서 "국제적 리더십의 공백으로 힘의 논리가 국제 규범을 대체하고, 전쟁이 빈번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 2기 행정부 출범이 80여 년간 유지해 온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 치명타를 줬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국제 질서가 회귀할 것이라는 일부 관측에는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윤 전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남은 임기에 제조업 재건 성공 등으로 대외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자국제 질서를 리드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국내 정치 문제 외에도 미중 신냉전 구도가 형성된 점, 미국·유럽 간 신뢰 관계가 흔들리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한일 국제정치 전문가들이 23일 일본 와세다대 종합연구기구 일미(미일)연구소·첨단사회과학연구소 공동 주최로 도쿄 와세다대에서 열린 '동북아 정체와 한반도의 미래' 심포지엄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 김형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 손인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부원장, 아라키 후미히로 일본 안전보장간담회 이사. 도쿄=류호 특파원
윤 전 장관은 미국, 중국, 러시아 중심으로 세력권 질서 고착화로 강대국 간 갈등이 더 심화할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은 서반구를 세력권으로 형성하고, 중국은 대만과 남중국해, 서태평양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중앙아시아를 자국 세력권으로 편입하는 경향이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침공과 쿠바에 대한 강력한 제재 시행, 최근 이란 공습이 세력권 질서를 더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파괴와 함께 자국 세력권 형성을 추구해 온 중국과 러시아는 환영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이러한 흐름이 "한국과 같은 국가에 엄혹한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비할 대외 전략으로 자강을 꼽았다. 북한이 러시아와 밀월 관계를 형성해 군사력을 키우는 반면, 미국·이란 전쟁으로 한반도 내 미국 전력이 중동으로 빠져나간 상황을 거론하며 방위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긴박한 국제정치 상황을 고려해 국방비를 빠른 속도로 증액하고, 드론(무인기)과 인공지능(AI) 등 신군사기술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최근 한국 정치권이 한미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군사력 강화에는 미국의 도움이 필요한데, 한미 간 마찰이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미 무역 합의를 둘러싼 대(對)미국 투자 협정 이행 지연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대응, 미국 기업에 불리한 온라인 플랫폼 규제 논의로 미국은 한국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윤 전 장관은 "미국은 이러한 경제 영역에서의 불만을 원자력협정 개정이나 핵추진잠수함 건설과 같은 안보 분야에서의 비협조로 표출하고 있다"며 "국회는 한미 간 경제 이슈가 곧바로 안보 이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 행정부와 한 팀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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