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4.
가계신용 1993조1000억원…1분기 또 역대 최대
은행권 주담대 4월 2조7000억원 늘며 증가 전환
고정형 상단 연 7.03%…월 상환액 먼저 보는 차주
“3억 빌렸는데 월 200만원?”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다시 연 7%대를 넘어서면서 차주들의 월 상환 부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은행 앱에 같은 대출금액을 넣었는데 숫자가 달라졌다. 몇 달 전 상담 때는 감당할 만해 보였던 금액이, 금리 한 줄 바뀌자 생활비를 다시 따져봐야 하는 숫자가 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다시 연 7%대를 넘어서면서 차주들의 계산도 달라지고 있다. 새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뿐 아니라, 변동금리로 이미 돈을 빌린 차주들도 금리표를 다시 들여다보는 분위기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9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보다 14조원 늘어난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에 카드 사용액 등 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 지표다.
4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937조6000억원으로 한 달 새 2조7000억원 증가했다. 연초 이후 늘어난 주택 거래와 중도금 납부 수요가 시차를 두고 대출 잔액에 반영된 영향이다.
금리가 오르면 부담은 바로 월 상환액으로 옮겨붙는다. 대출금 3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 방식으로 빌렸다고 단순 계산하면, 금리 연 4%일 때 월 상환액은 약 143만원이다. 금리가 연 7%로 오르면 약 200만원이 된다. 한 달에 56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실제 매달 내는 돈은 만기와 우대금리, 거치 기간, 상환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도 차주에게 금리 1%포인트는 가볍지 않다. 카드값, 교육비, 관리비까지 다시 계산하게 만드는 숫자다.
◆고정형 주담대 상단, 다시 7%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18일 기준 연 4.43~7.03%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 상단이 7%대를 넘어선 뒤 한동안 6%대로 내려왔지만, 이달 들어 다시 7%대를 기록했다.
대출금리를 밀어 올린 배경에는 채권시장이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달 중 연 4.6%대까지 올랐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5.20%에 도달했고, 종가도 5.18%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이 5.20%에 이른 것은 2007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중동 리스크와 물가 불안이 겹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도 약해졌다. 해외 장기금리 상승은 국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하나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은행이 돈을 조달하는 비용, 금융채 금리, 가산금리, 우대금리가 함께 반영된다. 시장금리가 뛰면 신규 대출 금리가 먼저 움직이고, 대환을 고민하던 차주들의 계산도 복잡해진다.
◆‘얼마까지’보다 ‘매달 얼마’가 먼저다
변동금리 차주도 마음을 놓기 어렵다.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89%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산정할 때 쓰이는 대표 지표다. 은행의 조달비용이 오르면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도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지금 낮아 보이는 금리가 몇 달 뒤에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은행 상담 현장에서도 질문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얼마까지 나오느냐”를 먼저 묻는 차주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금리가 더 오르면 매달 얼마를 더 내야 하느냐”를 따지는 경우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신규 대출이나 대환을 고민하는 차주는 현재 금리만 볼 것이 아니라, 금리가 더 움직였을 때 월 상환액이 어디까지 늘어날 수 있는지 보수적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동형 선택 늘었지만, 싼 금리만 보고 고르기 어려워졌다
금리 부담이 커지는 와중에도 변동형 선택 비중은 다시 높아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예금은행 신규취급 주담대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39.2%였다. 전월보다 10.3%포인트 오른 수치다. 2022년 6월 이후 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변동형 대출은 초기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일 수 있다. 당장 매달 내는 돈을 줄여야 하는 차주에게는 선택지가 된다. 문제는 금리가 오르는 구간에서 부담이 뒤늦게 따라붙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대출 규모가 크고 생활비 여유가 많지 않은 차주는 작은 금리 변화에도 월 지출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지보다, 오른 금리를 버틸 수 있는지가 먼저인 이유다.
코픽스와 시장금리가 함께 오르면서 변동형 주담대 차주들의 계산도 복잡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일수록 대출 한도보다 월 상환액을 먼저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금리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금리가 0.5%포인트나 1%포인트 더 올랐을 때도 감당 가능한지 미리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요즘 차주들이 오래 보는 건 한도표가 아니라 월 상환액표”라며 “지금은 낮은 금리를 고르는 문제보다, 금리가 더 올라도 생활비가 무너지지 않는지를 먼저 따져야 하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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