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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만에 모인 법학자들 “다수파 차지 국회와 법치 충돌 땐 헌법따라야”

dalmasian 2025. 9. 28. 19:14

2025.09.28.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열린 '제2회 한국법학자대회'에서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앞줄 왼쪽에서 7번째) 등 내빈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제공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열린 '제2회 한국법학자대회'에서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앞줄 왼쪽에서 7번째) 등 주요 내빈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제공

전국 법학자들이 모여 분야별로 학술 토론을 벌이는 ‘한국법학자대회’에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충돌했을 때는 ‘헌법’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법학교수회는 지난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법치주의 확립을 위한 법학의 사명’이라는 주제로 제2회 한국법학자대회를 열었다. 1988년 이후 27년 만에 열린 이번 행사는 한국법철학회·한국공법학회·한국형사법학회 등 47개 학회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민주주의 가장 큰 위협은 삼권 동질화”

형사법 세션 발제자로 나선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갈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다수파가 국회를 차지하고 제정한 실정법이 법치주의나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다수의 지배’라는 민주주의와 소수자의 보호라는 법치주의가 충돌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해법으로 미국 헌법학자인 브루스 애커먼의 ‘이중 민주주의’ 개념을 제안했다. 민주주의를 주권자인 국민이 원칙을 세우는 ‘헌법 정치’와 의회가 수행하는 통상적인 입법 활동을 ‘일상 정치’로 구분하고, 정부나 의회는 ‘상위 민주주의’인 헌법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이론이다.

한 교수는 “최근 선출 권력(국회)과 임명 권력(사법부) 간 서열 논란도 여기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며 “임명 권력인 사법부가 국회가 제정한 법률을 무효화시킬 수 있는 ‘사법 심사’는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상위 민주주의에 충실해 하위 일상 정치를 심사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민주주의의 가장 큰 위협은 견제와 균형을 하라고 분리해 놓은 입법·행정·사법부가 어떤 이유로 동질화되어 견제 기능이 약화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에 대해 “삼권분립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특정한 사건에서 외부 추천에 의해 재판부를 구성했을 때 과연 피고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지, 국민들이 그렇게 믿을 수 있을지 회의가 든다”며 “그 부분은 아무리 다수를 점하는 집권 여당이라도 재고를 해야 한다”고 했다.

”보완 수사권, 임의 수사 방식으로 허용해야” “중수청에도 검사 둬야”

이날 형사법 교수들은 검찰청 폐지 이후 형사소송법 개정 문제도 다뤘다. 특히 검사의 ‘보완 수사권’ 존치 여부를 포함해 부실 수사 해소 방안이 쟁점이 됐다. 국회는 지난 26일 본회의에서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통과시켰다.

한 교수는 “공소청 검사의 보완 수사는 임의 수사(상대방 동의를 얻어 하는 수사) 형태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중대범죄수사청과 국가수사본부에 대해서도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년간 형사소송법 등 개정을 통해 세부 제도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초기에 혼란과 불편함이 예상되지만 그걸 넘기면 훨씬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재윤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공소청 검사의 직접 보완 수사권을 인정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김 교수는 “대신에 경찰청에 공소청 검사가 파견 형태로 근무하면서 중대범죄나 주요 범죄 수사에 있어 법률적 조언을 하는 ‘조기 조언’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중수청 검사’도 제안했다. 그는 “중수청에 중대범죄 수사에 관한 전문 수사역량을 가진 검사가 없으면 수사 부실로 이어져 검사의 직접 보완 수사권 요구 빌미로 작동한다”며 “중수청에도 일정 인원의 검사가 근무하면서 중대범죄 수사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수사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했다.

김은경 기자 kimng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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