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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임은정에 “마약 외압수사, 독자적으로 엄정 수사하라”

dalmasian 2025. 10. 12. 22:58

2025.10.12.
외압 의혹 제기한 백해룡 경정 ‘수사팀 파견’ 지시도
야당 “당사자가 직접 수사하면 공정 수사 되겠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현장상황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지휘를 맡고 있는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수사와 관련해 “필요시 수사 검사를 추가해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의혹을 처음 제기한 백해룡 경정을 수사팀에 합류시키라는 이례적 지시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 대통령은 현재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검경 합동수사팀의 수사와 관련해 더욱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며 “백 경정을 파견해 수사팀을 보강하고, 수사 책임자인 임 검사장은 필요시 수사 검사를 추가해 실체적 진실을 철저히 밝히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독자적으로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합동수사팀이 수사 중인 의혹은, 지난 2023년 1월 서울영등포경찰서가 필로폰 밀수 범행을 수사하던 중 인천세관 공무원들이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를 이어가던 과정에서 정부 고위 인사와 경찰 수뇌부가 사건 은폐 외압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백 경정은 당시 영등포경찰서의 수사팀장으로 의혹을 폭로한 당사자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뉴스1

임 검사장은 지난 7월 서울동부지검장에 승진·발령받은 직후 백 경정과 따로 면담했고, 8월부터 합동수사팀을 맡았다. 원래 대검 마약·조직범죄부가 수사팀을 지휘했지만, 백 경정이 ‘셀프 수사’ 아니냐며 불신을 표하자 대검이 백 경정과 소통하던 임 검사장에게 지휘권을 넘긴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이번 사건이 ‘검찰 개혁’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다는 주장도 계속 나왔다. 백 경정은 검찰이 사건을 덮는 데 관여했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검찰 개혁을 논의하는 국회 청문회에 백 경정을 불러 발언권을 줬다.

이날 이 대통령의 지시에 야당과 법조계에선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을 거치지 않고 임 검사장에 직접 수사지휘를 한 건 위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에게 지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지시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거쳐 임 검사장에게 전달될 것이란 얘기다.

야당에선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피해자를 자처한 백 경정이 직접 수사하면 공정한 수사가 되겠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대통령실은 “의혹의 진상 규명이 늦어지고 있는 만큼 사건을 가장 잘 아는 백 경정이 직접 하는 게 맞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했다.

백해룡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경정)이 임은정 동부지검장과 비공개 면담을 위해 지난 7월 17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으로 들어가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이 대통령이 이날 지시는 임 검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지만 오히려 임 검사장의 부담이 커졌다는 말도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임 검사장에게 수사의 ‘전권’을 부여했지만 임 검사장은 늘어난 권한만큼 책임도 늘게 됐다”며 “수개월째 의혹이 실재하는지조차 밝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 검사장은 이번 지시가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상기 기자 sang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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