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다시 보기★

규제 없앤 도쿄역 일대, 기업 5000여곳 입주

dalmasian 2025. 11. 4. 07:07

2025.11.04.
문화재 인근 높이 31m 제한 풀어
35만명 글로벌 업무지구로 탈바꿈


글로벌 금융지구로 변신한 도쿄역 - 일본 도쿄역 앞 마루노우치 지역의 야경. 원래 이곳은 국가중요문화재인 도쿄역 주변이라 100척(약 31m) 넘는 건물을 지을 수 없었으나 2000년대 과감한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30~40층 글로벌 금융 지구로 탈바꿈했다. 지금은 도쿄역 뒤편(사진 오른쪽 부분)으로 재개발 바람이 확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 도쿄는 2000년대 초반부터 고도 제한 등 규제를 완화해 낡은 도심을 글로벌 업무 지구로 환골탈태시켰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쿄역과 일왕이 사는 ‘고쿄(皇居)’ 사이에 있는 마루노우치다. 마루노우치는 서울 광화문이나 여의도 같은 일본의 국제 업무 지구다.

원래 국가중요문화재인 도쿄역 근처라 높은 건물을 올릴 수 없었다. 일본에는 우리나라의 문화재 규제와 비슷한 ‘백척(百尺) 규제’가 있어 문화재 주변에 높이 31m가 넘는 건물을 지을 수 없다.

일본 경제는 2000년대 초까지 장기 불황인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다. 경제 대국 일본의 자존심도 무너졌다. 이에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대대적인 규제 개혁에 나섰다. 2002년 발표한 ‘도시재생특별조치법’은 낙후한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도쿄역 등 역세권을 특구로 지정하고 개발을 추진했다. 고도 제한 등 규제를 대부분 완화했다. 문화재인 도쿄역이 활용하지 못한 용적률을 주변 재건축·재개발 지구에 팔 수 있는 ‘용적 이양제’도 도입했다. 해외에서는 문화재를 보존하는 동시에 도심을 고밀도로 개발하는 방법으로 통한다. 도쿄역 주변 지역은 도쿄역에서 용적률을 구입해 고층 건물을 올렸고 도쿄역은 용적률을 판 돈으로 도쿄역사의 옛 모습을 복원했다. 현재 도쿄역 앞에는 마루노우치 빌딩(37층), 신마루노우치 빌딩(38층) 등 30~40층 빌딩이 들어서 있다. 입주한 국내외 기업은 5000여 곳, 상주 인구는 35만명에 달한다. 공실률은 1%대다. 차로를 보행로로 만들고 노상(路上) 카페 영업도 허용해 주중에는 직장인, 주말에는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일본은 고쿄 주변도 거리나 위치에 따라 유연하게 건물 높이를 정한다. 규제 방식도 가이드라인 형식이다. 문화재에서 떨어진 거리에 따라 일률적으로 높이를 규제하는 우리나라와 다르다.

김명진 기자 cccv@chosun.com
Copyright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