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5.
서울대가 교수들의 성과에 따라 연봉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 연봉제 시행에 들어간 가운데 교수들의 95%가 종전 호봉제 대신 성과 연봉제를 선택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서울대는 성과와 무관하게 연차가 쌓이면 일률적으로 월급이 오르는 호봉제를 시행해오다가 우수 교수 이탈이 잇따르자 작년 9월부터는 성과 연봉제와 호봉제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그런데 대부분이 성과에 따른 ‘연봉 차등 지급’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본지가 입수한 ‘서울대 연봉·호봉제 선택 현황’ 문건에 따르면 정년을 보장받는 교수(정교수 및 일부 부교수 등 1534명) 중 연봉제를 택한 교수는 1467명(95.6%)이었다. 호봉제를 택한 교수는 67명(4.4%)에 불과했다. 성과 연봉제 시행에 따라 서울대는 교수 성과를 만족(S·Satisfied), 보통1(N1·Normal1), 보통2(N2), 불만족(U·Unsatisfied) 등 네 등급으로 평가해 성과급을 달리 지급한다. S 등급은 상위 5%(기준 성과급의 200%), N1 등급은 45%(기준 성과급의 150%), N2 등급은 50% 안팎(기준 성과급의 100%)이다. U 등급은 징계를 받거나 표절 문제가 불거진 교수 등이 해당되는데, 이들에겐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다. 서울대는 이 조사를 토대로 지난달 24일 성과연봉제에 따른 성과급을 처음으로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근속 연수가 11~20년인 교수들은 전원 성과연봉제를 선택했고, 근속 21년 이상인 교수들은 약 96%가 성과연봉제를 택했다. 한 서울대 교수는 “연구를 가장 왕성하게 할 10~20년차 교수들은 대부분 연봉제를 택했다”며 “정년을 1~2년 앞둔 ‘말년 교수’들이 상당수 호봉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성과연봉제 도입 이후 승진 신청을 하는 교수 비율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3월부터 서울대에 임용될 정교수·부교수로 승진을 신청한 부교수·조교수는 승진 대상자 대비 각각 46.9%, 64.0%로 파악됐다. 서울대 부교수들의 정교수 승진 신청 비율은 최근 40% 미만이었지만 성과연봉제 도입 이후 40%를 처음으로 넘겼다. 서울대의 한 보직 교수는 “성과연봉제 대상을 정년 보장 교수로 한정하면서, 정교수로 승진해 책임을 지는 만큼 확실한 보상을 받겠다는 분위기가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김도연 기자 heres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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