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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 5000만원 치료비에 절망…청년 탈모보다 희귀·암질환이 우선"

dalmasian 2026. 6. 30. 11:51

2026.06.29.

정부가 20~30대 청년층 대상으로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선천성 희귀질환인 KT증후군은 국내 환자 수가 500명 남짓입니다. 정맥, 모세혈관, 림프 등이 과도하게 자극을 받아 몸 곳곳에 모반(반점)과 정맥류가 생기고 팔다리 중 한쪽이 커지고 길어집니다. KT증후군 환자인 저희 아이는 남다른 외모로 인한 불편한 시선과 위축감, 사회적 차별 등을 겪어왔습니다. 정부에게 묻겠습니다. 사회적 차별과 삶의 질 저하가 건강보험 보장성 기준이 된다면 왜 선천성 희귀질환 환자들은 여전히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까?"

KT증후군(클리펠-트레노네이 증후군) 환자를 자녀로 둔 서이슬 씨는 29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탈모치료제 급여화에 대한 환자단체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탈모 급여화 추진에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는 청년 탈모 환자들이 외모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경험을 한다며 건강보험 급여화를 추진하고 있다.

서 씨는 " KT증후군 환자들의 모반은 남에게 혐오감을 준다며 6번까지 건보 적용을 해주고 청년 탈모는 위축되니까 건보 적용을 해주겠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며 ”KT증후군 환자들은 평균 수십 회 이상 모반 레이저 치료를 받는데 6회까지만 건보 적용하겠다는 근거는 뭔가“라고 말했다.

KT증후군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하지정맥류 시술은 비급여로 분류된다. 모반이나 정맥류보다 심각한 증상들도 나타난다. 척추측만증, 다리 부피 차이, 발 모양 변형, 림프액 축적으로 인한 출혈 등이다.

서 씨는 ”아이가 매일 아침 척추보조기, 붕대, 압박스타킹, 특수맞춤신발로 몸을 싸매고 줄줄 새어 나오는 출혈로 몇 시간에 한번씩 붕대를 갈아 치운다“며 ”척추보조기 135만원, 압박스타킹 12만원, 특수맞춤신발 50만원 등의 비용 모두 오롯이 내가 감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부모를 보며 아픈 몸을 가지고 태어난 것을 미안해하는 어린 환자들이 있다“며 ”정부는 청년 탈모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희귀질환 환자들의 현실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암 환자를 아버지로 둔 허지형 씨도 이날 경각을 지체할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해 급여를 적용해 달라고 호소했다. 허 씨는 ”나는 확장기 소세포폐암 환자의 딸“이라며 ”소세포폐암은 표준항암치료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극히 제한적이고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임델트라라는 신약을 시도해보는 것이 마지막 희망이지만 한 달 치료비가 5000만원이라는 절망에 눈앞이 캄캄했다“며 ”1년이면 5억원 이상의 치료비가 필요한 현실 앞에 저희 아버지는 치료를 포기하려 했고 많은 환자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치료를 포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치료제가 있지만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지옥보다 진인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은 탈모 치료 중심이 아니라 중증질환과 암질환 치료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생명과 직결된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우선적으로 신속하게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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