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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종목 2배 ETF인데…누구는 47%, 누구는 36%

dalmasian 2026. 7. 1. 09:09

[이슈분석] 2026.07.01.

현물형은 주식 직접 보유, 선물형은 갈아타기 비용 발생

인버스도 손실 더 깊어…"선물형 구조 이해하고 투자해야"

◆…(자료=한국거래소, 사진=GPT5.5 제작)

같은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를 내건 상장지수펀드(ETF)인데, 한 달 새 수익률이 47%와 36%로 11%포인트나 벌어졌다. 같은 종목에 같은 배수를 목표했는데도 결과가 다른 것이다. 차이를 가른 건 ETF에서 투자하는 방식, 즉 '현물형이냐 선물형이냐'였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이 한꺼번에 상장되면서, 이 구조적 차이가 약 한달만에 수익률 격차로 드러나고 있다.

같은 'SK하이닉스 2배'인데 11%P 차이

상장일(5월 27일) 이후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들의 수익률을 보면, KODEX·TIGER·ACE 등 현물형은 43~47%를 기록했다. 반면 키움(41.13%)과 1Q(36.31%) 등 선물형은 30%대에 머물렀다. 가장 높은 KODEX(47.14%)와 가장 낮은 1Q(36.31%)는 11%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다.

눈여겨볼 점은, 같은 기간 기초자산인 SK하이닉스가 29.14% 올랐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2배라면 58% 수익이 나야 하지만, 가장 높은 현물형조차 47%로 한참 못 미쳤다. 레버리지 ETF가 '하루 단위'로만 2배를 맞추기 때문이다.

이 기간 SK하이닉스는 한 방향으로 오르기만 한 게 아니라 12% 폭락을 겪는 등 등락이 컸는데, 이렇게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매일 다시 계산되는 과정에서 수익이 갉아먹힌다(음의 복리효과). 그래서 현물형도 선물형도 모두 2배에 미달했고, 그 중 선물형이 더 크게 뒤처진 것이다.

현물형 vs 선물형, 무엇이 다른가

그렇다면 같은 변동성을 겪고도 왜 선물형이 더 처졌을까?. 상품을 채우는 자산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물형은 투자금으로 실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사서 들고 가는 방식이다. 투자금 대부분이 진짜 주식에 들어가 있어 주가 흐름을 비교적 그대로 따라가고, 주식을 보유한 덕에 배당도 받는다.

선물형은 주식을 직접 사지 않고, '정해진 가격에 나중에 사고팔기로 한 계약'인 선물로만 채운다. 선물에는 만기가 있어, 만기마다 기존 계약을 팔고 다음 달 계약으로 갈아타야 한다. 보통 다음 달 계약이 더 비싸기 때문에 갈아탈 때마다 웃돈이 들고, 이 '갈아타기 비용'이 쌓인다.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주가를 따라가는 정확도(추적오차)도 더 떨어진다.

다만 이런 갈아타기 비용만으로 11%포인트 격차가 다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변동성 장세에서 두 유형 모두 수익이 깎이는 가운데, 선물형이 갈아타기 비용과 추적오차까지 더해지면서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패턴은 삼성전자 2배 상품에서도 나타나, 현물형이 13%대인 반면 선물형은 11~12%대로 한 단계 낮았다.

인버스는 손실이 더 깊어

반대 방향에 거는 인버스 상품에서도 선물형의 약점이 드러난다. 주가가 떨어지면 이익을 보도록 설계된 인버스 2배 상품은 16종 중 전부 선물형이다. 상장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르면서 이들 인버스 상품은 큰 손실을 봤는데, 주가 상승에 -2배로 반응한 데다 갈아타기 비용까지 겹쳐 손실 폭이 더 깊어졌다. 주가가 오를 때 손실이 단순히 2배에 그치지 않고, 선물 비용만큼 더 빠진 것이다.

'일일 2배'의 함정…오래 들면 불리

또 하나 알아둘 점은, 이들 상품이 '기간 전체'가 아니라 '하루 단위'로 2배를 추종한다는 사실이다. 하루하루는 2배를 맞추지만, 며칠 이상 쌓이면 누적 수익률이 단순히 기초자산의 2배가 되지 않는다. 특히 주가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 매일 다시 계산되는 과정에서 수익이 갉아먹힌다. 이를 '음의 복리효과'라고 부른다. 한 방향으로 쭉 오를 때는 2배를 넘기도 하지만, 변동성이 크면 2배에 못 미치게 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장기 보유보다 짧은 기간의 방향성 베팅에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덩치 커진 ETF, 증시 변동성도 키운다

이들 상품은 개별 투자자 손익을 넘어 시장 전체를 흔드는 변수로도 떠올랐다. 레버리지 ETF는 2배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주가가 오르면 기계적으로 더 사고, 떨어지면 더 파는 '리밸런싱'을 매일 해야 한다. 오를 때 같이 사고 내릴 때 같이 파는 구조여서, 시장의 방향을 그대로 증폭시킨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6월 19일 기준 레버리지 ETF의 순자산총액은 SK하이닉스 9조1500억 원, 삼성전자 5조2200억 원까지 불었다. 덩치가 커질수록 같은 주가 변동에도 사고파는 물량이 비례해 늘어난다.

실제로 지난 2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12% 넘게 급락하며 코스피가 크게 빠졌을 때,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레버리지 ETF들이 비율을 맞추기 위해 약 60억 달러어치 주식을 쏟아낸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이날 두 종목 거래대금의 약 14%에 해당하는 물량이었다. 두 회사가 코스피의 55%를 넘게 차지하는 만큼, 이 매도가 지수 전체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다만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주가가 내릴 때 사고 오를 때 매수를 줄이는 역추세 매매를 보이고 있어 변동성 확대 효과가 일부 상쇄될 수 있고,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주의 변동성도 함께 커진 만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거래소 50배·150배까지…규제 사각지대

국내 2배 상품을 둘러싼 우려가 큰 가운데,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훨씬 위험한 상품까지 등장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이달 초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에 각각 20배 레버리지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놨고, 반응이 뜨겁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대 배수를 50배까지 올렸다. 코스피에 대한 150배 레버리지 상품도 거래된다.

원화 입출금 계좌로 국내 거래소에서 테더(USDT) 같은 가상자산을 산 뒤 바이낸스로 보내면 별다른 제한 없이 거래할 수 있어, 이런 방식으로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도 상당수로 추정된다. 50배 상품은 주가가 2%만 반대로 움직여도 원금이 모두 날아간다. 국내에서는 출시도 상장도 불가능한 상품이지만 해외 거래소에서는 규제 없이 거래돼, 소비자 보호와 국내 자금 유출 양쪽에서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름'이 아니라 '구조'를 봐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이름만 같다고 같은 상품이 아니다. 현물형이냐 선물형이냐에 따라 같은 종목, 같은 2배를 내걸어도 수익률이 갈리고,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그 차이가 더 벌어진다. 여기에 하루 단위로만 2배를 맞추는 구조 탓에, 오래 들고 있을수록 기대한 2배에서 멀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이 이들 상품을 장기 투자가 아닌 짧은 방향성 베팅용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상품 이름에 붙은 '2배'라는 숫자만 보고 들어가기보다, 무엇으로 채워졌고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 전체로도 이들 상품의 덩치가 커진 만큼, 개인의 손익을 넘어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로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지원 (jeewon@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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