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3.
美 로비 탐사기자, 韓정부 대미 로비 활동 비판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AP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의 로비·정경유착 전문 탐사기자가 한국 정부의 대미 로비 활동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브로디 멀린스 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는 2일 자신의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한국 정부가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3억5000만달러(약 5400억원)를 로비와 홍보 등에 투입하고도 미국 의회와 행정부의 비판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멀린스는 WSJ에서 약 20년간 워싱턴 로비와 정치자금 문제를 취재했고, 2023년 공직자들의 주식 거래 이해충돌 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은 탐사기자다. 현재는 워싱턴의 로비 산업을 다루는 독립 매체(535.news)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한국이 최근 워싱턴의 대형 로펌과 로비 회사를 잇달아 고용하며 영향력 행사를 강화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의 한국 비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멀린스는 법무부 공개 자료를 토대로, 한국이 지난 10년간 미국 내 로비스트와 컨설턴트 등에 3억5000만달러 이상을 지출했으며, 이 가운데 약 2억3000만달러(약 3500억원)는 한국 정부가 직접 집행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2024년 말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주미한국대사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브라이언 란자가 있는 머큐리 퍼블릭 어페어스와 계약한 데 이어 BGR그룹, 에이킨 검프, 브라운스타인 하얏트 등 워싱턴의 대형 로비 회사들을 잇달아 고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 내 외국 영향력 행사 지출 규모에서 6번째로 큰 국가”라며 “2021년 이후 한국 정부와 한국의 이해관계자들은 워싱턴에서 전직 정부 관리와 전직 연방 의원들이 다수 포함된 약 30명의 외부 컨설턴트를 고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대규모 로비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한국을 향한 시선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지난 1일 한국 정부가 쿠팡 등 미국 기업들을 차별적으로 대우해 왔다며 강도 높은 보고서를 공개했고, 앞서 미 무역대표부(USTR)와 공화당 의원들도 잇달아 한국 정부를 비판해 왔다고 소개했다.
멀린스는 특히 “한국 정부는 미국 기업들의 로비를 문제 삼아 왔지만, 정작 한국 정부 역시 워싱턴에서 영향력 행사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쓰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로비가 불법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하며 이를 아이러니한 대목으로 꼽았다.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freshm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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