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인사이드]
2025.10.27.
김씨 “마약 아닌 금 무게 말한 것”
백해룡 “금이면 600억원치, 황당”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백해룡 경정은 외압 배후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지목하고 있다. 백 경정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이었던 2023년 말레이시아인 필로폰 밀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인천세관 직원들이 운반책 입국을 도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런데 이를 알게 된 윤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실·검찰·경찰·국정원 등을 동원해 사건을 은폐하려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게 백 경정 주장이다.
백 경정은 김건희 여사 모친 최은순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충식(86)씨가 작성한 메모 내용을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친여 성향 유튜브 ‘열린공감TV’는 김씨의 수첩을 입수해 내용을 공개했다. 수첩에는 ‘310k 말레이시아’ ‘1차 55k’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백 경정은 ‘310k’는 윤 대통령 부부가 말레이시아에서 들여오려던 마약의 무게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백 경정은 “말레이시아 조직이 밀수하려던 규모가 총 300㎏”이라고 해왔는데 이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1차 55k’는 “1차로 55㎏이 한국에 들어왔다는 뜻”이라고 백 경정은 주장한다. 다만 2023년 10월 백 경정 팀의 수사 결과 브리핑을 봐도 당시 적발한 밀수 조직이 한 번에 55㎏을 들여온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백 경정 주장에 대해 김씨는 지난 8월 친여 성향 유튜브 방송에서 “(메모는) 내가 작성한 게 맞는 것 같다”면서도 “지인인 A 교수의 얘기를 적은 것”이라고 했다. 최은순씨 사업과는 관계없다는 주장이다. 김씨는 그러면서 “(310k·51k 등은) 마약이 아니라 금(金)”이라며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으로 금을 부쳤다가 필리핀에서 압수를 당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를 두고 백 경정 측은 “금 310㎏이면 현재 시가로 600억원이 넘는다. 마약 연루 의혹을 덮기 위해 허황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한다.
법조계에선 “수첩의 일부 문구만을 근거로 내란 자금설을 제기하는 건 무리”라는 반응이 많다. 다만 수백억 원대의 금을 말레이시아에서 가지고 오려 했다는 김씨 주장도 납득하기 어려워 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편 백 경정은 “인천 세관 직원들이 필로폰 반입을 도왔다”고 진술한 말레이시아 운반책 중 한 명이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다는 보도(본지 25일 자 A10면)와 관련해 26일 입장문을 내고 “(해당 운반책은) 특정 사람과 사물을 찍어내는 데는 지장 없고 오히려 매우 뛰어나다”고 했다. 이 운반책은 인천공항 현장검증 도중에도 정신 분열 증세를 호소했었다. 이에 대해 백 경정은 “조현증 증세를 보인 B씨(운반책) 진술은 검찰이 수사 단서 및 유죄 인정의 근거로 이미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강지은 기자 jieun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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