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다시 보기★

검찰 보고 받는 법무부·민정 라인에 李 변호인 쫙 깔렸다

dalmasian 2025. 11. 11. 08:36

2025.11.11.
당정 요직에 13명 포진
李 ‘권력의 사유화’ 논란


대장동 항소포기 입장을 밝힌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10일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다양한 보고를 받지만, 지침을 준 바는 없다”며 “합리적으로 판단하라는 정도의 의사 표현만 했다”고 했다. 직접 지시는 안 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도 법무부가 민정수석실에 사전에 관련 내용을 공유했지만 어떤 지침도 내린 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권은 이재명 대통령 변호인 출신 인사들이 대통령실 민정 라인과 법무부 등에 포진해 있으면서 어느 정도 역할을 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일선 검찰청은 주요 사건의 수사·재판 경과를 수시로 대검에 보고하고, 대검은 법무부에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무부는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에 보고하는 게 관행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본지에 “민정수석실이 법무부로부터 항소 포기 내용을 막판에 공유는 받았다”며 “하지만 관여하거나 어떤 지시도 하지 않았다. 그저 단순한 보고였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법무부와 대검, 민정수석실까지 대통령 관련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며 “법무부·검찰청·민정수석실이 다 관여됐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봉욱 대통령실 민정수석 밑에 있는 비서관 4명 중 3명이 이 대통령 변호인 출신이다. 이태형 민정비서관은 대장동 사건을 비롯해 쌍방울의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의 변호인이었다. 부장검사 출신인 그는 검찰 내 인맥도 여럿 있다. 이 비서관은 2018년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기소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인으로도 일했다. 이 사건에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파생되기도 했다.

이장형 법무비서관은 쌍방울 사건의 변호인 출신이다. 전치영 공직기강비서관은 대법원이 지난 5월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인이었다. 법무부에도 대장동 변호인이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는 조상호 장관 정책 보좌관이 대장동·쌍방울·위증교사 사건의 변호인 출신이다.

대통령 사건 변호인 출신들은 대통령의 12개 혐의, 5개 재판에 대해 “대통령은 무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대통령은 전부 무죄라고 생각한다”고 한 조원철 법제처장도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이다. 정부의 법률·법제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법제처장이 공직자 신분인데도 대통령 변호인을 자처한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그는 친여 유튜브에 나와서도 같은 말을 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변호인 출신들은 당정대(민주당·정부·대통령실)에 대거 들어가 있으면서 이재명 재판 없애기에 앞장설 것”이라며 “이유는 딱 하나다. 대통령이 무죄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 변호인 출신은 아니지만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매우 가까운 사이다. 정 장관 역시 대통령의 사건을 검찰의 조작 수사, 기소에 따른 정치 탄압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한 강연에선 “공소 취소가 맞다”고 하기도 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앞으로 이 대통령의 다른 사건에서도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에도 박균택·김기표·이건태·김동아 의원 등 ‘대장동 변호인’ 출신이 여럿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대장동과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등을 전부 ‘조작 기소’라고 주장하는 중이다.

쌍방울 사건은 국가정보원까지 나서서 이 대통령을 변호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정원은 지난 4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필리핀의 카지노에서 수십억 원의 채무를 졌고, 그가 북한에 줬다는 돈 자체가 실제 북한에 갔는지가 불분명하다”고 했다. 그동안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김성태씨를 “믿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국정원엔 이 대통령의 쌍방울 사건을 변호했던 김희수 기획조정실장이 있다. 야권에선 “이쯤 되면 대통령실도, 정보기관도, 입법부도 ‘이재명 로펌’의 분점처럼 보인다”며 “명백한 보은 인사이자 심각한 권력 사유화”라고 비판했다.

김정환 기자 mynameiset@chosun.com
유종헌 기자 bell@chosun.com
Copyright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