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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란듯...G20 정상회의 첫날 ‘남아공 정상선언’ 채택

dalmasian 2025. 11. 22. 23:15

2025.11.22.
美 “정상선언 채택말라” 압박했지만...남아공, 채택 밀어붙여
통상 회의 둘째날 채택...이번엔 첫째날 이례적 채택


22일(현지 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엑스포센터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 세션1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첫날인 22일(현지 시각) ‘G20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선언’이 채택됐다. 과거엔 정상회의 둘째 날 폐막에 앞서 정상선언을 채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엔 이례적으로 첫날 채택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G20의 남아공 개최를 비판하면서 정상선언 채택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던 게 오히려 정상선언 채택 시기를 앞당기는 계기가 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빈센트 마궤니아 남아공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회의장인 요하네스버그의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회의를 시작하는 시점에 컨센서스로 정상선언이 채택됐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으로 선언문은 회의 마지막에 채택되지만 정상선언을 첫 번째 의제로 삼아 먼저 채택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했다.

의장국인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개막식에 이어 세션1 회의를 시작하면서 “압도적인 합의와 동의가 이뤄졌다. 우리가 시작 단계에서 수행해야 할 또 다른 과제는 바로 지금 선언문을 채택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는 이날 채택된 30페이지, 122개 항으로 이뤄진 ‘G20 남아공 정상선언(G20 South Africa Summit: Leaders’ Declaration)’을 공개했다. 정상선언문에서 G20 정상들은 “G20이 다자주의 정신에 기반해 합의에 따라 운영되고 모든 회원국이 국제적 의무에 따라 정상회의를 포함한 모든 행사에 동등한 입장에서 참여하는 데 대한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또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따라 수단과 콩고민주공화국,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우크라이나에서 정당하고 포괄적이며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후 변화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적응 필요성과 함께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야심 찬 목표, 가난한 국가들이 겪는 가혹한 수준의 부채 상환 부담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행정부가 꺼리는 이슈도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G20 정상회의가 남아공에서 개최된다는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전면 보이콧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부터 남아공 흑인 정부가 소수 백인들의 사유지를 몰수하는 등 ‘백인 차별 정책’을 펼친다고 주장했고, G20 관련 행사에 미국 정부 인사들은 불참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이 내년에 G20 의장국이지만, 이번 G20 정상회의에 불참했고, 일각에서 거론되던 J D 밴스 부통령의 참석도 무산됐다. 미국은 남아공 현지의 미 대사관을 통해 “미국의 동의 없는 정상선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남아공 정부에 공식 전달하며 자국의 합의 부재를 반영한 의장 성명만 수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에, 라마포사 대통령은 “한 국가의 지리적 위치나 군사력이 발언권을 결정해선 안 된다”며 반발했고 “미국이 세계 최대 경제국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고도 했다. 남아공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강압에 굴복하지 않는다”며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미국이 G20 회의 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했다. 미국 요구에도 이날 남아공 정부가 정상선언 채택을 강행하면서, G20 의장직을 미국에 이양하는 행사도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요하네스버그=박상기 기자 sang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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