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다시 보기★

尹, 불변의 인식… 최후진술서도 “계엄은 계몽령이었다”

dalmasian 2026. 1. 14. 18:50

2026.01.14.
‘내란’ 결심공판 때, 기존 주장 반복
‘반국가 세력’ 표현도 10차례 동원

한 시민이 14일 서울역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이 구형됐다는 뉴스를 보고 있다. 윤웅 기자

12·3 비상계엄에 대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인식은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이후에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윤 전 대통령은 14일 자정 무렵 시작된 89분간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 최후진술에서 여전히 계엄을 “국민을 향한 호소형 계엄이자, ‘계몽령’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윤 전 대통령의 태도는 법원이 유죄 판단 시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법조계 평가다. 내란 특검은 이런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9일을 선고일로 지정하며 “오직 헌법과 법률, 증거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14일 0시11분부터 1시40분까지 89분간 최후진술을 이어갔다. 그는 헌재 탄핵심판(68분), ‘체포방해’ 혐의 재판(58분) 당시 최후진술보다 긴 시간을 들여 계엄의 정당성을 항변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의 책임을 ‘거대 야당’에 돌렸다. 그는 “거대 야당은 제가 취임하기도 전부터 대통령 선제 탄핵을 주장했고 줄탄핵, 입법 폭주, 예산 폭거로 정부 기능을 마비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거짓 선동으로 정부와 국민 사이를 이간질했다”며 “주권자인 국민을 깨우는 일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선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도 ‘거대 야당’을 44차례 언급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는 국회의 망국적 독재로 나라가 위기에 빠졌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계엄을 선포할 당시 윤 전 대통령 입에서 나왔던 ‘반국가 세력’ 표현도 최후진술에서 10차례 등장했다. 그는 “간첩들은 윤석열정부를 흔들고 마비시키라는 지령을 받고 있었음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반국가 세력의 실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했던 탄핵심판 최후진술 때 주장과 역시 동일하다. 이런 윤 전 대통령에 대해 특검 측은 최종의견 진술에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오히려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위협하는 반국가적 행위였다고 질타했다.

계엄이 최소한의 병력으로 평화적으로 이뤄졌다는 주장도 반복됐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의 경비와 질서 확보를 목적으로 ‘소수 병력’을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검찰이 지난해 1월 윤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며 무장 군인 1605명, 경찰관 약 3790명 등이 계엄에 동원됐다고 적시한 공소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광란의 칼춤’이라며 공격했다. 그는 “근현대사에서 가장 짧은 계엄을 내란으로 몰아 초대형 특검까지 만들어 수사했다”며 특검을 ‘이리떼’에 비유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탄핵소추 후에도 체포되지 않을 거라 믿었다는 사실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저를 체포하겠다고 관저로 왔을 때도 대통령 관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출입과 수색이 불가능하니 저러다 말겠지 싶었다”고 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
Copyright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