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2.

코스피 5000 고지를 넘어선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환호하고 있다. 장중 최고치를 터치했으나 특정 대형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K자형 양극화'를 극복하는 일은 숙제로 꼽힌다. 연합뉴스
‘전인미답’의 코스피 5000시대가 열리자마자 시장의 시선은 위를 향하고 있다. 이제 코스피 전망치는 6000선까지 높아졌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대형주들의 긍정적 실적 전망과 정부의 정책 지원 기대감, 풍부한 대기자금 수요 등이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이끌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가파른 상승에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변동성 장세가 예상돼 단기 속도조절 가능성도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추가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 개선이 끝난 게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내 코스피 6000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같은 대형주 1분기 실적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실적에 기반해서 상승한 시장인 만큼 급하게 상승했다는 이유만으로 지수 하락을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알파벳과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 수요를 확보해 나간다면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게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이익이 꺾이지 않는 한 코스피 방향성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상단을 5650으로 제시했다.

각종 시장 지표도 코스피 추가 상승의 근거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날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89배에 불과하다. 선진국 평균(3.94)은 물론 세계(3.63), 신흥국 평균(2.26)보다도 낮다. 대만(4.22)과 인도(3.66), 멕시코(2.48), 베트남(2.41), 인도네시아(2.33), 남아프리카공화국(2.25) 등보다도 낮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지수 급등에도 코스피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2배 수준으로 역사적인 평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가 지수 상승을 넘어 선진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꾸준한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되는 등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최근 급등장은 반도체와 자동차, 로봇 등 기업의 실적과 기대만으로 올랐다는 분석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차 상법 개정안 통과나 세제 혜택 등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추가돼 기업 가치가 실질적 상승을 이끌어야 코스피의 구조적인 레벨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시장(DM)지수 편입 여부도 코스피 선진화의 관건이다. MSCI는 세계 주요 증시를 매년 선진·신흥·프론티어·독립시장 등 크게 네 그룹으로 분류한다. 코스피는 20년 동안 MSCI DM지수 편입을 목표로 해 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정부는 선진시장지수 편입을 위해 외환·증권 투자 제도와 시장 기반 시설을 국제 기준에 맞게 개편할 예정이다. MSCI 선진시장지수에 편입하려면 외환시장 개방과 공시 투명성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해 편입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코스피의 대외신인도가 높아지게 되는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특정 자산 쏠림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승훈 센터장은 “쏠림이 심하고, 코스피와 코스닥의 벨류에이션 차이가 커졌기 때문에 전 섹터·업종으로 온기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상장(IPO) 시장 활성화와 생산적 금융 등에서 속도를 내는 등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시에서 얻은 수익이 부동산시장으로 다시 유출되는 고질적인 문제가 재발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밸류업으로 주식자산에 대한 매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시장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green@kmib.co.kr)
이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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