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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보유세’ 여지 둔 李대통령… 전문가들 “세금 카드 가능성”

dalmasian 2026. 1. 23. 04:22

2026.01.23.
‘최후 수단’이라지만 기류 변화
세금 규제 효과는 제한적 평가
실수요자가 만족할 공급이 중요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부동산 보유세 등 세제 카드를 모호하게 거론하면서 수도권 규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최후의 수단”이라 했지만, 전문가들은 결국 세제를 건드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국민일보는 22일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에서 부동산 세제 카드를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지 전문가 5인에게 의견을 물었다.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이렇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부동산 세제를 활용한 규제에 대해 “꼭 필요하면 안 쓸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당장에는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확률이 0%는 아니라는 뜻으로 일단 해석됐다. 고가 주택을 보유한 이들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듯한 발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말은 아니라면서도 “(집값이) 50억원 넘는 데만 보유세를 부담시키자는 ‘50억 보유세’를 들어봤을 거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이 부동산 세제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에 변화가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선 후보자 시절 이 대통령은 분명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했다. 아직 세금 카드를 꺼내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내진 않았지만 기류가 달라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명분이 없이 세제 카드를 꺼내긴 부담스러울 테니 여지를 둠으로써 명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여론 향방을 떠보고 있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점도 이 해석에 힘을 싣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언론 인터뷰에서 “똘똘한 한 채의 보유세와 양도세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하고 누진율을 더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 대통령의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발언과 배치된다. 청와대 내 엇박자라기 보다는 여론 반응을 보기 위한 ‘약속된’ 정반대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정부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신중을 기한다는 평가도 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문정부가) 세제 카드 등 수십 번의 부동산 대책을 냈다 정권을 내줬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세제 규제 카드 가동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세금 규제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관건으로 언급된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정부 기조와 현재의 높은 유동성을 고려할 때 세금 카드를 꺼낸다고 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교수는 “세금 규제를 하더라도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는 점진적으로 올리는 등 부동산 세제를 종합적으로 건드리는 식으로 접근해야 할 텐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런 결단을 내릴지 의문”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공급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달 중 발표가 예정된 공급 대책만으로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동반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주택 공급 시 공공분양 비중이 높으면 구매력 있는 실수요자들의 선택권이 늘지 않아 공급 대책이 체감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허가 착공 기준이 아닌 입주 기준으로 물량을 말해야 시장 안정에 더 주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김윤 기자(k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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