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9.
정적 쳐낸 장동혁號 어디로?
지금까지 위기마다 尹에 기대
이제부터 정치력 증명의 시간
지선 앞두고 보수 지형 격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최대 정적이던 한동훈 전 대표를 당내 통합 요구에도 불구하고 끝내 축출했다. 6·3 지방선거까지 넉 달여 남은 기간 장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 정치력을 증명해야 하는 엄혹한 시험대에 섰다. 당 일각에선 당장 장 대표의 퇴진 요구가 분출하는 등 보수 지형도가 격변의 기로에 접어들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29일 “장동혁 지도부는 위기의 순간마다 한 전 대표 문제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윤 어게인을 결집해 위기를 돌파해 왔다”며 “한 전 대표가 사라진 상황에서 이제는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내부 정적이 제거된 지금 이재명정부와 더불어민주당과의 경쟁을 통해 역량을 증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장 대표는 취임 이후 한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키워 왔다. 당 윤리위원회는 내란 특검의 윤 전 대통령 사형 구형 직후인 지난 14일 새벽 기습적으로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결정을 내놨다. 결정문 내용과 징계 수위의 과격함을 두고 격렬한 내부 반발이 일었고, 장 대표는 이튿날 ‘통일교·공천헌금’ 특검 도입을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단식 기간 한 전 대표 징계는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당내 여론이 뒤집히면서 승부수가 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 함께 29일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장동혁 대표 체제 지도부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반면 단식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봉합됐던 보수 진영은 이날 제명 결정으로 다시 극심한 내홍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장 대표는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다”며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도 “특정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오늘 제명 결정은 정당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외연 확장의 장벽이 될 것이 자명해 유감”이라며 “지도부는 계엄을 옹호해 온 정치세력,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의 명확한 단절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지도부 내부에선 ‘윤석열정부 황태자’였던 한 전 대표의 축출이 ‘윤석열 시대 종언’의 시작점이라는 주장도 있다. 당 관계자는 “한 전 대표 제명은 윤석열정부 정리의 성격도 있다”며 “한 전 대표 비토 정서가 강한 당원들에겐 이제 장 대표가 할 일을 다 했으니 어느 정도 좌회전을 해도 용납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고, 장 대표에게 오히려 운신의 폭을 넓힐 공간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그간 당 노선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질 때마다 로드맵에 따른 점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지도부와 가까운 한 중진의원은 “다음 달 1심 법원에서 윤 전 대통령 내란죄에 대해 유죄가 선고되면 윤 전 대통령 절연 문제도 어느 정도 자연스레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성보수에만 소구해온 장 대표의 좌회전이 얼마나 영향력을 끼칠지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외연 확장을 꾀하더라도 실효성이 없을 거란 회의도 적지 않다. 당장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지만 개혁신당은 명시적인 ‘윤석열 절연’ 없인 정책 공조 이상의 연대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한 전 대표 제명과 관련해 “특검 공조 같은 중차대한 일들이 이런 일에 가려져서 안타깝다”며 “국민의힘과 선거 연대를 할 요소는 없다”고 밝혔다.
이형민 기자(gilels@kmib.co.kr)
정우진 기자
최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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