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Column

자산 형성 정책, 전 연령대로 확대 필요하다

dalmasian 2026. 2. 6. 06:26

[기자수첩] 2026.02.05.

임홍택 작가는 신입 사원 교육을 담당하면서 1990년대생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다 2018년에 ‘90년생이 온다’를 출판했다고 한다. 임 작가는 90년대생의 특징으로 간단함·솔직함 등을 꼽았다. 2024년 재출간된 책에서 90년대생은 ‘20세기 끝에 태어나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산 세대’로 정의됐다.

90년대생은 ‘부동산 불패’의 혜택은 커녕 집값 상승으로 피해를 입은 세대다. “빚 내서 집 사라”던 박근혜 정부 당시 대부분은 대학생 신분이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20대 후반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사회 초년생이었다. 소득이 높은 전문직 소수와 상속·증여로 부동산을 취득한 사람만 자산을 늘릴 기회를 얻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작년 12월 발행한 ‘자산 격차 요인 분석과 정책 과제’에서 “청년기 초기 자산 형성 단계에서 부채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상속·증여를 받은 집단이 이후 자산 축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했다.

사다리에 올라타지 못한 90년대생은 폭등한 집값과 함께 오른 전세·월세를 부담해야 했다. 주거비가 오르니 자산 형성은 더 어려워졌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이슈노트’에서 “현 청년세대는 과거에 비해 높은 주거비 부담에 직면했다. 과도한 주거비 부담은 생애 전반에 걸쳐 자산 형성, 인적자본 축적, 재무건전성 등에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작년 39세 이하 가구 평균 순자산은 2억1950만원으로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 202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다. 반면 40대 순자산은 전년보다 7.4% 증가한 4억8389만원으로 집계됐다. 39세 이하와 40대의 순자산 격차는 2015년 1.49배에서 작년 2.2배로 확대됐다.

90년대생은 앞으로 부동산을 통해 자산을 늘리기도 쉽지 않다.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선 세대가 해오던 ‘빚 내서 집 산다’는 공식조차 없애겠다고 한다. 주택담보대출은 2억~6억원, 신용대출은 연 소득 이내로 제한됐다. 실거주 2년 조건 때문에 전세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도 막혀 있다.

90년대생은 시장과 정책의 흐름에 따라 자산을 늘릴 기회를 잡지 못한 세대의 상징이다. 동시에 곧 청년에서 제외될 나이가 됐다. 대표적인 청년 자산 형성 정책인 청년미래적금 가입 조건은 만 19~34세다. 올해 1991년생이 만 34세다. 5년 뒤 새로운 정부에서는 정부 적금 가입도 어려운 실정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작년 11월 발간한 ‘청년자산형성 지원사업 평가’ 보고서에서 “단기적 저축 지원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 초기 자산 형성과 청년기 근로 기반 저축, 성인기 주거, 노후 자산 축적까지 이어지는 생애주기적 지원체계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빈부 격차를 최소화하려면 자산 형성 정책을 청년이 아닌 전 연령대로 확대해야 한다.

이학준 기자 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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