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Column

서울 집값 안정 조짐 다행, 전월세 문제는 경각심 필요

dalmasian 2026. 3. 6. 22:30

2026.03.06.

5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아파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 강남 3구의 아파트 값이 2주 연속 하락했다. /뉴시스

지난해 9%에 육박했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최근 주간 상승률 0.1%대로 내려앉으며 매매 시장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제 도입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책이 투기 수요를 억제하며 가격 거품을 걷어내고 있는 것이다. 무분별한 가격 상승을 막는 것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 선결 과제이기에 이러한 성과는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매매 시장 안정의 이면에는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인 전·월세 시장에서 거래가 급감하고 공급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4일까지 집계된 서울 전·월세 거래량은 3만589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나 줄었다. 매물 부족 현상은 더 심각하다. 2023년 2월 초 8만건을 웃돌던 서울 전·월세 매물은 올 3월 초 기준 3만 5000여 건으로 3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매매 매물은 최근 한 달 사이 5만 6000여 건에서 7만 300여 건으로 약 24% 급증했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가 무주택자의 시장 진입에 장벽이 되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설정된 최대 6억원의 대출 한도로는 서울 내 10억원 안팎의 매물을 사기에 자금 조달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금융 규제가 실수요자의 매수 여력을 제한하면서 서민들은 매매로 올라가지도 새로운 전세로 옮기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질 위기다.

여기에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1년 만에 10만 가구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임대차 매물은 사라지는데 신규 입주마저 끊긴다면 올 하반기 주거난은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매매가 안정이라는 성과에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 투기 차단이라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규제의 탄력적 운용이나 민간임대 주택 공급자들이 급감하지 않도록 세제의 미세 조정 등을 검토해야 한다. 서민들의 주거 안정 없는 부동산 정책의 완성은 결코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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