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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짓의 배구저장소

사진 출처:KOVO
현대건설은 지난 2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베테랑 양효진의 '라스트 댄스'가 허무하게 마침표를 찍은 가운데, 현대건설은 최근 네 시즌 동안 세 차례나 플레이오프 문턱을 넘지 못하는 잔혹사를 이어가게 됐다. 팀 전체가 정규리그 때의 경기력을 잃고 무너졌음에도 유일하게 제 몫을 다하며 형광코트를 지킨 선수는 단연 자스티스였다.
자스티스는 이번 시리즈 2경기에서 합계 26득점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을 책임졌다. 상대 외국인 선수 실바와 로테이션이 맞물리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오픈과 퀵오픈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뽑아냈다. 특히 자스티스가 전위에 올라올 때마다 상대 팀인 GS칼텍스가 카리를 버리고 자스티스에게 집중 견제를 할 정도로 그녀의 코트 위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사실상 현대건설의 1옵션 역할을 수행하며 외로운 사투를 벌인 셈이다.
주특기인 리시브 역시 다른 동료들이 손을 쓸 새 없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전위에 있을 때 날아오는 서브를 깔끔하게 받아내며 제 역할을 다했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상당한 저평가를 받았던 자스티스는 실력으로 모든 의구심을 잠재웠다. 결국 그녀는 25-26 시즌 현대건설을 지탱한 진정한 에이스로 팬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되었다.

사진 출처:KOVO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강성형 감독이 자스티스를 지명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했다. 이전 경력이 한국에서는 미지명된 실업, 대학 선수들이 향하던 몽골 리그였고, 일본 리그 시절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했던 위파위가 십자인대 부상으로 인해 올스타전 이전까지 뛸 수 없었기 때문에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교체를 염두에 두었다는 설 역시 돌았다.
그러나 자스티스는 시즌 초반 카리-정지윤-양효진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를 안정적인 수비와 서브로 든든히 뒷받침하며 대체 선수라는 평가를 완벽히 씻어냈다. 이단 연결과 네트 앞 볼 싸움 등 기본기에서도 범실 없는 플레이로 팀을 안정시켰다. 이후 시즌 중후반 정지윤의 이탈과 카리의 부진이 닥치자 자스티스는 숨겨둔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팀의 주포로 거듭났다.
자스티스는 전체 득점 8위에 오르며 외국인 아포짓 선수들을 제외하면 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공격력이 무너진 카리를 대신해 난도 높은 오픈 토스를 처리하면서도, 상대 블로커를 이용한 영리한 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자신보다 신장이 큰 외국인 선수들과의 맞대결에서도 정교한 코스 성적과 허를 찌르는 강타로 밀리지 않았고, 이는 오픈 공격 성공률 9위라는 기록으로 증명됐다. 오픈 성공률 10위 내에 자스티스보다 더 신장이 큰 선수가 없을 정도로 시즌 내내 작은 거인의 위력을 보여줬다.

사진 출처:KOVO
수비 지표는 더욱 경이롭다. 수비 2위, 리시브 2위에 오르며 타 팀의 주전 리베로들까지 추월하는 괴물 같은 수비 수치를 선보였다. 리시브가 흔들리는 틈을 찾기 힘들 정도였으며, 상대적으로 리시브가 약한 정지윤과 함께할 때는 평소보다 범위를 넓혀 커버하고 이예림과 같이 리시브를 받을 때는 자신의 위치에서 거미줄 수비를 보여줬다. 여기에 더해 다른 OH들이 시즌이 지나며 체력 문제로 인해 리시브 수치가 떨어지는 것과는 달리 시즌이 끝나갈수록 수비력이 더욱 올라가며 체력 문제조차 무시하는 모습이었다.
서브 부문에서도 까다로운 구질을 앞세워 전체 1위에 등극했다. 압도적인 파워보다는 절묘한 코스 선택과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현대건설이 팀 서브 1위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자스티스는, 본인의 서브 차례마다 연속 득점을 이끌어내며 팀이 리그 후반기까지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사실상 베스트 7 트로피에 자스티스의 이름은 이미 새겨진 수준이다. 다음 시즌 아시아쿼터 계약 방식이 트라이아웃으로 바뀌는 만큼 절반 이상의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성형 감독이 시리즈가 끝난 뒤 “자스티스와는 이야기를 나눠봐야 하겠지만 팀과 맞는 선수여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한 만큼 다음 시즌에도 V리그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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