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4.
트럼프 ‘프로젝트 프리덤’ 발표
美, 발 묶인 2000척 선박 구출 지원
유가 안정화·이란 입지 약화 노림수
무력 충돌 땐 휴전 파기 ‘도박’ 우려
해운업계 “완전한 안전 담보” 신중
韓, 美·이란 사이 균형외교에 고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에 갇힌 제3국 선박들이 해협을 빠져나오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해방 프로젝트)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것은 종전 협상의 교착 국면에서 판을 흔들어 새로운 국면을 모색하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성공하면 이란의 입지를 약화시키겠지만, 반격이 거셀 경우 현재의 휴전 상태를 깨는 ‘도박’이 될 수 있다.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프로젝트 프리덤 계획은 그간의 이란의 봉쇄조치와 미국의 역봉쇄조치로 호르무즈해협과 그 주변에 갇힌 각국 선박이 제 갈 길을 갈 수 있도록 미국이 주도적으로 돕겠다는 취지다. 선박을 직접 호위하는 것이 아니라 발이 묶인 선박들 사이의 안전한 항로를 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걷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선박들이 호르무즈해협에서 빠져나오도록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 프리덤’을 발표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엑스(X)에 “이번 임무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행되며, 국제무역의 핵심 해상 통로를 자유롭게 통과하려는 상선들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상 봉쇄를 유지하면서 방어 임무를 지원하는 것은 지역 안보와 세계 경제에 필수적”이라며 “지난주 미 국무부가 국제 파트너 간 협력과 정보 공유를 증진하기 위해 구상한 ‘해양자유연합’(MFC)이 프로젝트 프리덤 수행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국가들, 보험사, 해운 기관들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운항을 조율할 수 있는 프로세스”라며 “기뢰의 위치를 파악하고 해당 정보를 수로를 통과하는 선박에 전달하여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가장 안전한 항로를 식별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프로젝트 프리덤과 관련해 무고한 선원들을 구출하기 위한 인도적 측면을 강조한 데다 중부사령부의 성명에 비춰 미국의 의도가 선박의 직접 호위가 아니라 하더라도 이란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란은 이날 “휴전 위반”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는데, 구두 반발뿐만 아니라 실제 물리력을 사용해 미국의 작전을 방해할 경우 교전이 재개되며 현재의 휴전이 깨질 수 있다.

이란군 전체가 개입하지 않더라도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일부 부대나 개별 인원이 상황을 오판해 육지나 소형 고속정에서 발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의 전통적 해군 전력은 이번 전쟁에서 상당 부분 손실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혁명수비대 해군은 여전히 소형 고속정으로 구성된 이른바 ‘모기 함대’(mosquito fleet)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기뢰를 설치하거나 대형 선박의 항로를 방해할 수 있고,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안에는 드론이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이동식 발사대도 배치돼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그럼에도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에 갇힌 선박들을 빼내고, 다음 단계로 항행 자유 목표까지 달성하면 이란이 가진 지렛대를 약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차원의 대이란 해상 봉쇄는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이란산 원유 수출을 지속해서 차단하는 동시에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는 힘을 빼려 하는 것이다. 해협에 갇힌 유조선에 실린 원유가 국제시장에 풀리면 유가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제3국 선박의 구출을 언급하고 이번 작전의 인도적 목적을 강조한 것은 다른 국가들의 지지를 이끌어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통항 재개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호르무즈해협에는 한국 선박 26척을 포함해 전 세계 2000여척의 선박이 갇혀 있다. 트럼프 프로젝트 프리덤 발표에도 해운업계는 완전한 안전이 담보돼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국 정부는 해협 내 한국 선박들의 상황을 선사들과 소통하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적으로 정부의 고심은 한층 깊어지는 상황이다. 외교가에서는 최대 동맹인 미국과 원유 수송 루트인 호르무즈해협을 거머쥔 이란 사이에서 그 어느 때보다 균형외교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강하다. 미군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 이란군이 대응할 경우 군사 충돌이 격해지며 긴장이 한층 고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미국의 대응을 주시하면서 이란과 대화채널을 유지하는 줄타기를 해왔다. 한국은 지난 2월28일 중동전쟁 발발 이후 이란에 특사를 파견한 유일한 국가다. 한·이란 외교장관 간 통화도 전쟁 이후 세 차례 진행된 상태다. 지난 2일에는 이란 요청으로 조현 외교부 장관이 오후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과 전화통화를 했다. 조 장관은 “한국 선박을 포함한 모 선박의 안전한 통항이 재개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고, 양측은 관련 사안에 대해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김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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