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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불장에서 혼자 폭락"…한전 담은 개미들 '눈물' [종목+]

dalmasian 2026. 5. 15. 07:36

2026.05.15.
미국·이란 전쟁 이후 한국전력 32% 하락
코스피는 27% 급등하며 '팔천피' 목전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 주가가 올 1분기 3조7000억원이 넘는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는 소식에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급등한 국제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향후 실적에 부담 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가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한국전력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 대비 1100원(2.70%) 내린 3만9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간을 넓혀봐도 주가 흐름은 부진하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한국전력 주가는 32.22%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7.82% 급등하며 '팔천피(코스피지수 8000)'를 눈앞에 뒀다.

이 같은 하락세에 개인투자자의 수심이 깊다. 한국전력의 포털 사이트 온라인 토론방에서 "인버스도 아닌데 역대급 불장에서 혼자 폭락하네요" "4만원이 심리적 저항선이었는데 한 방에 무너졌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자 외국인 투자자가 매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따르면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전력 4413억3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불과 몇 달 전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전력 주식 599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한 24조3984억원, 영업이익은 0.8% 늘어난 3조784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못 미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매출액은 컨센서스인 24조7717억원을 1.5% 밑돌았다. 특히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인 4조2383억원을 10.7% 밑돌았다.

이에 증권가는 한국전력의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한국전력의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총 9곳이다. 이 가운데 목표가를 올린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LS증권(7만원→5만원), iM증권(6만4000원→5만3000원), 키움증권(7만원→4만8000원), 대신증권(8만원→6만2000원) 등 4곳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SK증권(4만원), 하나증권(4만5000원), KB증권(6만3000원), 메리츠증권(6만5000원), 유진투자증권(9만2000원) 등 5곳은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가장 낮은 목표가를 제시한 SK증권은 한국전력에 대해 "하반기로 갈수록 연료 가격 상승 영향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증권사 나민식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연료비 구조는 일반적으로 두바이유 변동에 2개 분기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며 "두바이유에서 전력도매가격(SMP)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분기 실적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전력공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2월 말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및 LNG 가격 급등세 여파가 1분기 실적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며 "향후 중동 전쟁 영향이 시차를 두고 실적 및 자금 조달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 수출 모멘텀보다 단기 실적 악화가 주가에 더 빠르게 반영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나 연구원은 "두코바니 수주로 인한 EPC(설계·조달·시공) 가치는 지난해 본계약 시점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고, 추가 수주는 협상 과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반영될 사항"이라며 "반면 유가 상승으로 인한 실적 충격은 올 2분기부터 직접적으로 손익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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