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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국장 비전 없다”... 美주식 보유 300조원 돌파

dalmasian 2026. 5. 17. 23:56

2026.05.17.
정부의 ‘국장 복귀’ 드라이브 안 먹혀
‘인텔·곱버스’ 극과 극 쏠림

일러스트=정다운

정부의 강도 높은 국내 증시 부양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로 향하는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다시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올 초 주춤했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이 다시 3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인공지능(AI) 중심의 빅테크와 반도체 종목을 향한 투자자들의 강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2000억 1375만달러(약 300조 2700억원)로 집계됐다. 미국 주식 보관액이 2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사실상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 규모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시장 분위기는 달랐다. 정부가 강력한 ‘국장(국내 증시) 복귀’ 드라이브를 걸면서, 연초 1674억달러 수준이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3월 말 1465억달러 대까지 눈에 띄게 감소했었다. 그러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기술주 랠리가 재점화되면서, 불과 한 달 반 만에 자금 흐름이 다시 미국으로 급격히 뱃머리를 돌린 것이다.

이러한 서학개미의 ‘미국행’은 특정 종목에 대한 집중 매수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미국 주식 사들인(순매수) 종목은 미국의 전통 반도체 기업 ‘인텔’이었다. 이 기간 서학개미는 인텔을 무려 6억2216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파운드리 부문의 실적 부진 등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이를 장기적 관점에서의 저점 매수 기회로 삼은 뭉칫돈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 본사 전경. /인텔 제공

순매수 2위 종목은 미국 주요 반도체 지수 하락 시 3배의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셰어즈(SOXS)’로 4억 8247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개별 반도체 종목의 반등을 기대하면서도, 동시에 단기 과열된 반도체 섹터 전반의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 이른바 ‘곱버스(3배 인버스)’로 불리는 하락장 베팅에 거액을 쏟아부은 것이다.

이 밖에도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대한 굳건한 기대감 영향으로 ‘라운드힐 메모리 ETF(3위)’가 4억 5247만 달러를 끌어모았고, 미국 대표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5위)’ 역시 2억 6646만 달러로 상위권에 안착했다. 아울러 기술주 중심의 ‘인베스코 나스닥 100 ETF(4위)’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11위)’ 등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되며 빅테크에 대한 견고한 믿음을 보여줬다.

곽창렬 기자 lions363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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