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야기★

걸을 때 다리 저리고 허리 숙일 때 덜 아프면... 허리디스크 아니라 '이 병'

dalmasian 2026. 5. 23. 21:07

2026.05.23.
신경 통로 좁아져 눌리는 척추관협착증
통증 줄이려 자세 구부정해지면 더 문제
꾸준한 걷기 운동으로 허리 근육 강화를

          게티이미지뱅크

걷다가 다리가 저려 자꾸 멈춰 서게 된다면 단순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쉬었다 걸었다를 반복하는 ‘간헐적 파행’은 '척추관협착증'의 대표 증상이다. 많은 환자가 이를 허리 디스크로 착각하기도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허리뿐 아니라 엉덩이와 다리까지 통증과 저림이 이어지며, 오래 걷거나 서 있을수록 증상이 심해진다. 김동진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허리 디스크는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고,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 자체가 좁아지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척추관협착증의 특징은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덜해진다는 점이다. 몸을 숙이면 일시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져 신경 압박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흔히 ‘꼬부랑 할머니병’으로 불리는데, 실제로도 고령층에서 많이 생긴다. 2024년 기준 전체 환자의 83.3%가 60대 이상이었다.

문제는 통증을 피하려고 허리를 구부정하게 유지하는 자세가 또 다른 병을 부른다는 점이다. 허리 근육이 약해지고 척추의 정상 곡선이 무너지면서 자세 불균형과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허리 디스크로 오인해 허리를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반복하면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 김 전문의는 “협착증 환자가 허리를 뒤로 젖히면 척추관이 더 좁아지면서 신경 압박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 디스크와 증상은 비슷하지만 치료 방향이 달라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의료진은 통증 양상과 보행 장애, 다리 저림, 감각 저하 등을 확인한 뒤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해 척추관 협착 정도와 신경 압박 상태를 평가하고 치료 계획을 세운다.

초기에는 약물과 물리치료, 운동요법 같은 보존적 치료를 한다. 하지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다리 근력 저하, 보행 장애 같은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나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최근에는 척추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 수술이 늘면서 절개 범위가 작아지고 회복 부담도 줄고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걷기 운동이 도움이 된다. 걷기는 허리 근육을 강화해 척추 부담을 줄여준다. 여기에 코어 운동과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척추 주변 조직의 유연성을 높여 척추관협착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전문의는 “척추관협착증을 단순 노화로 여기고 방치하면 만성 통증과 자세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다리 저림과 보행 장애가 반복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