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8.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어제 “반도체는 공공재”라며 “내달 1일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재분배할 방법을 찾기 위한 토론회를 열 것”이라고 밝혀 달아오르는 성과급 확대 요구에 기름을 부었다. 삼성전자 성과급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찬성률 73.7%로 가결된 뒤 김 장관은 “전통적 문법을 뛰어넘어 발생한 초과이익에 대해 세금, 판매·관리비, 재무적 비용 등을 빼고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원·하청 격차 해소와 기업 이익의 사회적 배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한 초과세수를 국민배당금 형태로 배분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한 데 이어, 정부 주도의 토론회까지 열겠다는 것이어서 또다시 큰 파문을 부를 수 있는 발상이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의 성공은 해당 노사의 헌신적인 노력에 국가와 지역사회의 지원이 더해진 결과”라며 “재분배 역시 사회적으로 논의돼야 하고, 이를 위해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과이익 재분배’라는 그의 논리는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질서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천만이다. 기업은 이미 세금 납부와 고용 창출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초과이익이란 개념 자체도 이익의 적정 수준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시장경제와 맞지 않고, 기업이 아닌 제3자가 재분배에 간여한다는 것도 자본주의 원리에 위배된다.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이런 발상이 어떻게 비칠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이미 삼성전자 성과급 파티의 후폭풍은 판도라의 상자를 연 듯 확산하고 있다. 양대 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조는 어제 청와대 앞에서 표준시장단가 현실화 등을 요구하며 삼성전자 공사 현장 가동 중단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일부 주주들도 “세전 영업이익의 성과급 사전 할당은 상법상 위법 배당”이라며 합의안 무효 확인소송에 나섰다.
우리가 로또 호황에 도취해 있는 사이 미국, 중국, 일본 기업들은 정부의 총력 지원 속에 필사적으로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몰두하고 있다. 엄청난 이익이 났으니 사회적으로 나누자는 한국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러고도 한국 반도체가 계속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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