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6.
365일 태양 보며 '무한동력'
우주에 데이터센터 100만대 돌린다
스페이스X, 핵심 사업으로 추진
데이터센터에 태양광 패널 결합
우주서 발전 땐 지구의 8배
영하 270℃…열 처리도 쉬워
오는 12일 상장을 앞둔 미국 스페이스X의 핵심 사업 중 하나는 우주 데이터센터다. 우주 공간에 떠 있는 위성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불러내는 것이다. 데이터센터를 돌릴 때는 태양광을, 데이터 송수신에는 레이저 광통신을 이용한다. 스페이스X는 상장 보고서에서 이 같은 우주 데이터센터를 100만 개 띄워 총 100기가와트(GW) 용량으로 운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270도인 우주는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기회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우주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전력을 자체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 표면과 달리 우주는 날씨, 습도 등 환경 영향을 받지 않고 태양광발전이 가능하다. 같은 면적의 태양광 패널이라도 우주에서는 에너지 생산이 여덟 배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여명-황혼 태양동기궤도(SSO)를 따라 돌면 하루 종일 에너지를 생산해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원자력발전소 한 곳당 전력을 1GW 정도 생산하는 점을 감안할 때 우주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원전 100개를 짓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우주 데이터센터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의 공동창업자 필립 존스턴은 “오늘날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제약은 에너지”라며 “우주에서는 에너지 생산을 위한 걸림돌이 훨씬 줄어든다”고 말했다.
우주 온도가 매우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운용 지역 지표 온도를 평균 약 2도 올릴 정도로 뜨거운 열을 내뿜는다. 데이터센터가 차가운 우주에 있다면 보다 쉽게 열을 관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광발전으로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려면 넓은 태양광 패널이 필요하다. 1GW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선 4~5㎢ 넓이의 패널이 있어야 한다. 여의도(2.9㎢)의 1.5배에 이르는 크기다. 스페이스X가 공개한 ‘AI Sat Mini’는 100킬로와트(약 0.0001GW)급 데이터센터로 900㎡ 크기의 태양광 패널을 장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반도체 물질로 빛을 흡수하는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태양전지 등이 연구개발되고 있다.
온도가 낮더라도 지구에서와 같이 바로 냉각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우주는 진공 상태여서 열을 전달할 매개 물질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별도 방열판을 갖춰 대류와 전도 대신 복사를 통해 열을 방출해야 한다. AI Sat Mini는 약 100㎡ 크기 방열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데이터센터 핵심 부품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10㎜ 두께 알루미늄을 활용하면 5년간은 방사선을 성공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것으로 구글 실험을 통해 증명됐다. HBM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주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려면 지상과 빠르고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데이터센터는 지구 저궤도에서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 지면과 가까워 지연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고용량 데이터는 레이저 광통신으로 전송한다. 전파 통신보다 전력 소모가 적고, 파장이 좁아 더 많은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다만 전송 범위가 좁아 정밀한 조준이 필요하다.
100만 개에 이르는 데이터센터를 우주 공간에 설치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 과정에서 스타십 등 스페이스X의 재활용 가능 로켓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재필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대표는 “위성 여러 기를 같은 궤도에 올릴 때는 한꺼번에 발사한 뒤 순차적으로 사출하는 라이드셰어(rideshare) 방식을 활용한다”며 “각 위성이 궤도에 오른 뒤 제어용 추력기를 사용해 상호 간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 V3’를 통해 모형 위성 20기와 스타링크 위성 2기 등 22기를 한 번에 우주 공간에 올린 바 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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