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다시 보기★

아르헨티나 페소보다 더 떨어진 원화...미국보다 금리 낮고 M2 증가율은 높다는데

dalmasian 2026. 6. 8. 14:23

[경제 포커스]  2026.06.08.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 뉴스1

중동 전쟁 이후 미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 폭이 세계 주요국 중 세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보다 경제 순위가 낮은 아르헨티나와 동남아시아 화폐보다도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에 미 달러화 강세만으로는 원화 약세를 설명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낮은 탓에 신흥국 중에서도 자금 유출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일각에서는 한국의 광의통화(M2) 증가율이 미국보다 크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미국은 M2 구성항목이 한국보다 적은 점 등을 고려하면 국가간 비교는 적절치 않다”고 반박한다.

원화 가치 하락 폭, 42개국 중 세 번째로 커

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일 종가 기준 원화 가치는 중동 전쟁 전인 2월 27일보다 6.9% 떨어졌다. 원화 가치 하락 폭은 한은이 환율을 집계하는 42국 통화 중 이집트 파운드 8.1%, 인도네시아 루피아 7.6%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중동 전쟁 이후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가 하락했는데 한국은 그 중에서도 하락 폭이 컸다. 동남아 주요국인 필리핀 페소(-6.8%), 태국 바트화(-5.1%), 베트남 동(-1.0%), 또 아르헨티나 페소(-2.0%)와 비교해도 원화 가치가 유독 많이 떨어진 것이다.

이날도 원·달러 환율은 10원 넘게 올라 155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식 대규모 순매도... 배경엔 한미 금리 차이도

원화 가치 급락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대규모 순매도 영향이 크다. 외국인은 작년 상반기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순매수 하다가, 작년 하반기부터는 순매도로 돌아섰다. 순매수 규모가 다른 나라보다 컸던 만큼 차익 실현을 위한 순매도 규모도 큰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유독 신흥국 중 한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크게 유출되는 요인으로는 미국과의 금리 차이도 지목된다. 투자자들이 금리가 낮은 한국에서 자금을 빼,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3.50∼3.75%다. 한국은 연 2.5%로 최대 1.25%포인트 낮다. 신흥국 기준금리를 보면, 아르헨티나 기준금리는 연 29%, 필리핀 기준금리는 연 4.5% 등으로 미국보다 대체로 높다.

M2 증가율 5.6%, 美보다 높은데... “미국과 M2 비교 부적절”

일각에서는 ‘넓은 의미의 통화량(M2)’ 증가율이 높은 것이 환율 상승의 원인 중 하나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된다. 한은에 따르면, 3월 M2 평잔은 413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6% 증가했다. 증가율은 2023년 3월(5.6%) 이후로 가장 높았다. 미국은 3월 기준 M2 증가율이 4%대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보다 높은 M2 증가율이 환율 상승을 이끈 요인 중 하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원화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치를 떨어뜨린 것 아니냐는 취지다.

그러나 한국보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화량 증가가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월 2% ▲3월 2.2% ▲4월 2.6% ▲5월 3.1%다. 미국은 ▲1~2월 2.4% ▲3월 3.3% ▲4~5월 3.8%로 한국보다 높다. 통화량 증가로 한국 물가가 미국보다 높아져, 소비자들이 한국 물건보다 미국 물건을 더 사려고 하는 바람에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식의 인과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기 힘든 것이다.

한은은 “미국에 비해 한국 M2에 더 많은 금융상품이 포함된다”는 점도 지적한다. 우리나라 M2에는 현금과 만기 2년 미만 단기예금, MMF 등이 포함된다. 한은은 M2에 주식·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까지 포함하다가 작년 10월부터 국제통화기금(IMF) 권고를 받아들여 제외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국보다 구성항목이 많다. 미국은 현금과 10만달러 미만의 소액 정기예금과 개인 명의 MMF만 포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이현승 기자 nalhs@chosunbiz.com
Copyright ⓒ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