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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 수저' 물고 자란 스트라이커, 월드컵을 뒤집었다

dalmasian 2026. 6. 12. 14:49

2026.06.12.
4년 전 등번호 없는 예비선수에서 월드컵 데뷔전 결승골 주인공으로
식당 문 닫고 멕시코 찾은 부모 앞에서 체코전 역전승 선물

2026 북중미 월드컵 1차전에서 역전골을 넣은 축구 국가대표팀 오현규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추어탕집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photo X

4년 전에는 등번호조차 없는 '예비 선수'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오현규는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한 채 대표팀과 동행했다. 훈련을 돕고 선배들을 응원했지만, 정작 자신의 이름이 적힌 월드컵 유니폼은 없었다.

4년이 흘렀다. 이제 오현규는 한국 축구 대표팀 스트라이커의 상징인 18번을 달고 월드컵 무대를 누비는 주포가 됐다. 그리고 자신의 첫 월드컵 경기에서 첫 골, 그것도 역전결승골을 터뜨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2대1로 꺾었다.

주인공은 오현규였다. 후반 24분 손흥민 대신 투입된 그는 1대1로 맞선 후반 35분 황인범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월드컵 데뷔전에서 터진 데뷔골이자 한국에 승점 3점을 안긴 천금 같은 결승골이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오현규가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역전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photo 뉴스1


오현규의 성장 스토리는 축구팬들 사이에서 '추어탕 수저'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부모는 경기 남양주에서 추어탕 전문점을 운영한다. 오현규는 지난 3월 인터뷰에서 "남들이 이유식을 먹을 때 저는 추어탕에 밥을 말아 먹으며 자랐다"고 웃으며 말했다. 성장기 동안 얼마나 먹었느냐는 질문에는 "한 만 그릇은 먹은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실제로 오현규는 튀르키예 무대에서도 통할 정도의 탄탄한 체격과 저돌적인 플레이를 자랑한다.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괴물 피지컬의 비결이 추어탕 아니냐"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오현규의 부모는 추어탕집 문을 닫았다. 아들의 월드컵을 직접 응원하기 위해 6월 한 달 동안 식당 문을 닫고 멕시코로 향한 것이다. 식당 측은 공지를 통해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아들을 현장에서 응원하기 위해 휴무한다"고 알렸다.

그리고 그 선택은 평생 잊지 못할 선물로 돌아왔다. 아들은 월드컵 데뷔전에서 결승골을 넣었고, 부모는 관중석에서 그 장면을 지켜봤다.

오현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 전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열이 38도까지 올라 이번 경기를 뛸 수 있을지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스태프와 의료진의 도움 속에 출전했고, 결국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김경민 기자 leciel7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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