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5.

삼성전자의 갤럭시S26 제품들. 삼성전자 제공
인공지능(AI)발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삼성전자 내부 사업부간 희비도 갈리고 있다. 메모리 사업을 하는 반도체(DS) 부문은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스마트폰(MX) 사업부는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한 기업 안에서 ‘역대급 영업이익’과 ‘수익성 악화’라는 상반된 결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14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디에스 부문은 엠엑스 사업부에 디(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를 외부 고객과 같은 시장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가격 정책의 일관성과 고객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내부 거래에도 별도 할인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부품과 완제품을 모두 양산하는 삼성전자는 사업부 간 정보 교류를 차단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 관계자는 “같은 회사라고 해서 특별히 싸게 메모리를 공급하는 구조가 아니다. 외부 고객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그래야 사업부별 실적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고,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메모리 가격에 따라 사업부별 실적이 ‘시소게임’처럼 정반대로 움직인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89조4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는 내용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스마트폰 사업부가 포함된 완제품(DX) 부문을 비롯해 디에스 부문에 속한 비메모리 사업부의 적자를 빼면, 메모리 사업에서만 9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이란 게 국내 증권사들의 분석이다. 영업이익률만 80%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갤럭시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 원가 부담은 그대로 늘어난다. 엠엑스 사업부는 올해 1분기 매출은 38조1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3천억원)보다 35%나 줄어들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었음에도 원가 부담이 이익 감소로 이어진 셈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올 2분기에 스마트폰 사업부가 사상 최초로 적자로 돌아섰다는 말도 나온다. 오랜 기간 회사 실적의 버팀목이던 갤럭시 스마트폰 사업이 이제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원가 부담은 소비자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 오는 22일 공개되는 갤럭시 제트(Z) 폴드8 울트라의 미국 출고가는 256기가바이트 기준 2099달러(약 317만원)로, 주력 제품 라인 가운데 처음으로 2천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회사는 원자재값 상승으로 이달 초 삼성전자서비스에 납품하는 수리용 자재비도 인상했다.
메모리 가격이 사업부별 손익과 성과급 격차로 이어지면서 내부 갈등도 커지고 있다. 모바일 사업부를 포함한 완제품 부문 조합원이 많은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은 오는 1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인근에서 ‘같은 회사, 같은 권리’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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