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훈 칼럼] 2026.07.16.
민주당은 5·18 숭고한 뜻
실천하는 정당인가
정치에 5·18 이용하는
반민주 행태 정당인가
일반 국민 사이에서
불거지는 5·18 피로증
민주당 책임이 크다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지난 6일 전남광주특별시 광주제일고등학교 야구부와 함께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김영근 기자
‘5·18 탱크데이’라는 스타벅스 마케팅 문구를 보는 순간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배재고 일부 야구 선수가 비슷하게 광주일고 팀을 야유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념이 뭐든, 어떤 정당을 지지하든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친 비극적 사태를 야유하거나 조롱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근거 없이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는 것도 개탄할 일이다.
그런데 막상 5·18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내심 정부와 민주당의 대응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듯하다. 사회 심리에선 지나치면 모자라느니만 못한 경우가 많은데 5·18이 지금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벅스 문제는 비판적 공론에 맡겼으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장사치”라는 등 감정적인 비난을 퍼붓고 정부가 사실상 불매운동을 벌였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도 주위 눈치를 보게 된 사람들은 대통령과 민주당이 옳고 적절한 일을 한다고 생각했을까, 개인의 일상에까지 정부 여당이 개입해 갑질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을까. 불편하게 느낀 사람들의 5·18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의 일탈도 교육으로 바로잡을 생각을 하지 않고 아직 10대 청소년에 불과한 학생들의 앞길을 아예 막아버리겠다는 식의 징계를 발표했다. 과잉이라고 느끼는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제 5·18에 대한 ‘다른 생각’은 정치권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한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5·18이 이렇게 된 것은 민주당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5·18은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은 5·18을 자신들의 전유물로 만들고 철저하게 이용했다. 긴 세월이 흘렀는데도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그 반대편에 피로증을 느끼는 국민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결국 여기저기서 다양한 형태로 그 피로증이 불거지고 있다고 본다.
민주당은 5·18의 뜻을 계승한다면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권위주의 정권과 다를 바 없는 반민주 행태를 보이고 있다.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의 탄핵 남발과 무리한 입법 폭주로 계엄 사태의 한 단초를 만들었다. 그렇게 정권을 잡은 뒤엔 사법부를 장악하기 위해 대법관 대폭 증원, 사실상 4심제 도입을 밀어붙였다. 마음에 안 든다고 헌법기관이나 마찬가지인 검찰을 통째로 삭제해 버렸다. 이제는 대통령 사건을 아예 없앤다는 공소취소를 추진해 민주주의의 핵심인 법치를 짓밟으려 한다. 언론도 위협한다. 5·18 정신과 정반대 행동을 하는 민주당이 5·18을 내세워 이용하니 피로증을 느끼는 국민이 점점 많아질 수밖에 없다.
많은 국민은 세금으로 보상을 받은 5·18 유공자 명단 공개를 민주당이 왜 반대하는지도 궁금해한다. 개인정보 보호 필요도 있고 사법부 판결도 비공개에 손을 들어주고 있지만 대부분 여론조사는 명단 공개 의견이 더 높다. 특히 일부 민주당 정치인이 5·18과 관련 없이 유공자로 선정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민 의구심은 더 커졌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이 민주화 유공자에 대한 지나친 보상을 추진하면서 이에 대한 피로증도 가중됐다.
5·18만이 아니다. 민주당은 세월호 사고, 핼러윈 참사 등 정치와는 상관 없는 사고를 정치에 노골적으로 이용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세월호 희생 학생들을 추모한다며 “고맙다”는 글까지 썼다. 피로증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이 ‘5·18 경찰’ 역할을 하겠다면 답해야 할 문제가 있다. 민주당 운동권 중 상당수는 과거 오랫동안 6·25를 ‘김일성의 남침’으로 보지 않았다. ‘남북 간 잦은 국지 충돌의 확대’라는 한 외국인의 황당한 논리를 숭배했다. 6·25 남침으로 우리 군인과 국민 수십만 명이 직간접으로 죽거나 다치고 몰락했다. 5·18과 비교할 수 없는 피해다. 그 수많은 호국 영령을 모독한 운동권 중 이에 대해 고백하고 사죄한 사람을 본 기억이 없다.
민주당 일부는 북한 공격으로 우리 군인 46명이 숨지고 구조 과정에서 또 10명이 직간접으로 사망한 천안함 폭침도 오랫동안 부정했다. 북한 어뢰 공격이라는 국제 조사단 발표를 ‘소설’이라고 조롱한 사람도 있었다. 민주당 측 인사들 사이에선 한때 천안함 폭침을 조롱하고 괴담을 퍼뜨리는 것이 유행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 적이 있나. 민주당 측 일부는 박정희 대통령 서거일을 ‘탕탕절’이라며 조롱한다. 이런 사람들이 하는 ‘5·18 경찰’ 행세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공감하겠나.
카페와 고교 야구 선수가 5·18을 모독했다며 분노하는 민주당의 실세들 중 일부는 5·18 20주년 행사 전날 광주 가라오케 룸에서 술 마시고 노래를 불러 큰 논란을 부른 바 있다. 5·18이 아니라 현충일에도 술을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날의 의미를 알고 나라와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생각만 있으면 된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과연 그런 정당인가, 아니면 그 반대 정당인가. 정치적 이용과 갑질로 5·18의 숭고한 뜻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양상훈 기자 shy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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