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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의 말' 믿을까 말까... 엇갈린 판결에 대법 전원합의체서 결론낸다

dalmasian 2026. 7. 24. 07:27

2026.07.24.
대법 전원합의체 회부…윤석열·오세훈 판결까지 변수
재판부마다 다르게 본 명태균 말...'객관적 증거'가 갈라
윤석열 징역 2년·오세훈 벌금형·김건희는 1,2심 무죄
편집자주
초유의 '3대 특검'이 규명한 사실이 법정으로 향했다.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별검사팀이 밝힌 진상은 이제 재판정에서 증거와 공방으로 검증된다.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을 위한 여정을 차분히 기록한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8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김건희 여사의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등 사건이 23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당초 24일로 예정됐던 상고심 선고도 자연히 연기됐다. '명씨 여론조사'라는 동일한 사건에 대한 하급심 판단이 잇달아 유·무죄로 엇갈리면서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심리를 통해 법적 판단의 기준을 정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법원은 23일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상고심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선고 일정을 '추정(추후 지정)'으로 변경했다. 24일 소부 선고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내려진 결정이다. 대법원은 기존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거나 법률 해석에 관한 대법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사건,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 등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다. 전원합의체는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13명 전원이 참여, 사건을 심도 있게 다룬다.

김 여사는 명씨 여론조사 무상 수수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1, 2심에서 모두 무죄로 판단 받았다. 그러나 같은 사실관계를 토대로 한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맡은 다른 1심은 김 여사를 명씨와 윤 전 대통령 사이의 '핵심 연결고리'이자 공범으로 인정하고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2일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시장도 일부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급심 판단이 유죄와 무죄 사이를 제각각 오간 것이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오른쪽)씨가 지난해 10월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 출석해 발언하며 오세훈(왼쪽) 서울시장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세 재판부가 다르게 본 ‘명태균의 말’

그래픽=박종범 기자

이들 판결 결과를 가른 건 '명씨의 진술에 대한 신빈성' 판단이었다. 김 여사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명씨를 "다소 망상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대부분의 진술을 배척했다. 김 여사가 여론조사를 먼저 의뢰했거나 무상 제공 사실을 인식했다고 볼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고,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제공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그 결과가 무죄였다. 항소심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진관)는 명씨 진술을 100% 배척하지 않았다. 김 여사를 통한 연락과 통화, 전화번호 전달, 자택 회동, 스피커폰 통화, 여론조사 전달 경위 등을 종합해 명씨 진술을 일부 인정하고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순차적·묵시적 의사합치'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근거로 윤 전 대통령과 명씨는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오 시장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조형우)는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면서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직접 의뢰했다고 지적했다. 이 역시 명씨 진술을 일부 인정한 결과였다. 명씨 연락처 확보, 첫 만남 직후 여론조사 실시, 강철원 전 부시장의 결과 검증, 사업가 김한정씨의 비용 지급 등도 유죄의 주요 근거였다.

'사실 인정' 달라지니 법리도 갈렸다...전합이 볼 쟁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 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명씨의 여론조사가 누구를 위해, 어떤 경위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판단도 엇갈렸다. 김 여사 사건은 명씨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거나 미래한국연구소를 홍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사건은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의도에 따라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오 시장 사건은 당시 정치 상황을 고려한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직접 의뢰하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납하게 했다고 인정했다.

법조계에서는 전원합의체가 김 여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를 핵심 법리 쟁점으로 심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여사는 당시 대통령 후보 배우자였기 때문에 정치자금법 위반죄가 성립하려면 윤 전 대통령과의 공동정범 관계가 인정돼야 한다. 더불어 반복적으로 제공된 여론조사만으로 정치자금 수수와 묵시적 의뢰를 인정할 수 있는지, 계약서나 구체적인 조사 지시 없이도 '순차적·묵시적 의사합치'를 인정할 수 있는지, 명씨 진술과 객관적 정황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 등이 또 다른 쟁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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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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