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다시 보기★

"평생 본적 없는 폭락"…사상 첫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 '패닉'

dalmasian 2026. 7. 29. 14:58

2026.07.29.
코스피 사상 첫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 발동
AI 투자 둔화에 실적 쇼크·ETF 논란까지
김용범 "레버리지 ETF 때문만은 아냐"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장중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2026.7.29/뉴스1

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20분간 매매 중단)가 발동되는 초유의 폭락장을 맞았다. SK하이닉스 실적 실망과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장중 8% 넘게 급락했다. 이런 가운데 증시 변동성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싸고 투자자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AI 투자 불안에 외국인 매도 겹쳐
29일 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19분 코스닥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8.05% 급락한 649.00을 기록하며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어 12시32분 코스피지수마저 전일 대비 8.15% 폭락한 5532.33으로 추락하며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걸렸다. 두 시장 모두 20분간 모든 호가 접수와 매매 거래가 중단됐다.

이에 앞서 현물 시장을 끌어내린 선물 시장의 폭락으로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도 호가 일시 효력정지)도 연달아 발동됐다. 오전 10시55분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5.15% 하락하며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1분 뒤인 10시56분에는 코스닥150 선물 가격이 6.21% 급락해 코스닥 시장에도 사이드카가 걸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1998년 제도 도입 이후 한국 증시 역사상 최초다. 전일 10.84% 급락에 이어 연이은 폭락장이 연출되자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평생동안 이런 장은 처음 본다"며 망연자실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날 지수 폭락의 도화선은 SK하이닉스의 실적 실망으로 인한 매물 출회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60조5426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63조6668억원)를 밑돌았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도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공급 과잉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일축했지만 명확한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 SK스퀘어(-12.54%), 삼성전기(009150)(-11.31%), 현대차(005380)(-3.30%) 등 다른 시총 상위주들도 동반 하락했다.

여기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자금 조달 우려가 투심을 더욱 얼어붙게 했다. 구글의 잉여현금흐름(FCF) 마이너스 전환, 엔비디아의 신용보증에 따른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 확대 등으로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본지출(CAPEX) 집행 및 자금 조달 여력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했다. 이에 전일 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5% 급락했다.
"모든 것이 레버리지 ETF 때문 아니다" 발언에 투자자 '부글'

사진=뉴스1

이같은 상황에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증시 변동성을 키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모든 것이 레버리지 ETF 때문은 아니다"라며 '구조적 요인'을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을 수행 중인 김 실장은 이날 상파울루 현지 브리핑을 통해 "레버리지 ETF뿐 아니라 변동성이 두드러지는 구조적 요인을 전반적으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서 점검해 보려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우리나라 시장 변동성이 큰 것은 개인투자자와 파생상품 비중이 높은 점과도 관련 있다"며 "레버리지 ETF로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져 보일 수는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김 실장 주도 아래 초고속으로 레버리지 ETF 도입을 밀어붙였다. 이후 논란이 확산하자 주무부처인 금융위는 기본예탁금 상향 등 보완책을 부랴부랴 내놓기도 했다.

김 실장은 중국 반도체의 급성장 등과 맞물리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 증시 역시 출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상장과 노광장비 제조기술 확보 등 2가지 현상에서 비롯된 과거의 '딥시크 쇼크'처럼 보인다"며 "한국에서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나는 측면도 있으나 지난 2∼3개월은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