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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에 국정원·관세청까지… ‘마약 전문가’ 80여명 모였다

dalmasian 2025. 11. 17. 06:01

2025.11.17.
합수본 가동, 조만간 정식 출범
급증하는 국내 마약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마약범죄 합동수사본부가 16일 사실상 활동에 들어갔다. 일부 검찰 간부들이 합수본이 설치된 수원지검으로 출근하기 시작했고, 경찰·해양경찰청과 국정원·관세청 등 관련 조직 멤버들도 곧 합류한다. 정부는 조만간 합수본을 정식 출범한다.

합수본부장에는 박재억(사법연수원 29기) 수원지검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검사장은 대검찰청 조직범죄과장과 마약과장,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 등을 지내 검찰의 대표적인 ‘마약 수사 전문가’로 꼽힌다. 합수단은 80여 명으로 구성된다. 검찰에서 40여 명, 경찰에서 30여 명이 합류한다. 관세청과 국정원 등에서도 인력을 파견한다.


그래픽=이진영

합수본은 크게 검찰팀인 1본부와 경찰팀인 2본부로 나뉘어 운영될 것으로 전해졌다. 1본부는 신준호 전 대검 마약·조직범죄기획관(현 부산지검 1차장검사)이 이끌 것으로 전해졌다. 2본부는 박헌수 인천경찰청 수사부장이 맡는다.

한국은 한때는 ‘마약 청정국’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 마약 범죄가 급증했다. 인구 10만명당 마약 범죄 적발 인원을 나타내는 ‘마약류 범죄 계수’는 2012년 18,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19였지만 2015년 23까지 올라갔다. 국제사회는 이 계수가 20을 넘어서면 마약류 확산을 통제하기 힘든 상태가 됐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한국의 마약류 범죄 계수는 2020년 35, 2021년 31까지 올라갔다. 2023년엔 53.8이었다. 불과 10년에 3배 가까이로 폭증한 것이다.

그러나 마약 범죄를 예방하고 단속해야 할 수사 기관 역량과 권한은 거꾸로 약화돼 왔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마약 관련 직접 수사 범위는 500만원 이상의 마약 밀수·유통 범죄로 제한됐다. 마약 소지·운반·투약 등은 경찰만 수사하고 있다. 법조계 인사는 “밀수부터 유통·공급, 투약 단계는 긴밀하게 이어져 있는데 수사가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중간에 끊기게 된 것”이라고 했다.

경찰이 마약 범죄 수사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지만 한국에 들어오는 신종 마약량이 폭증하는 상황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국제 형사 협력을 위해선 검찰이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올해 1~8월 국내에서 압수된 마약은 2810㎏(시가 1조100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780㎏)의 3.6배로 늘었다. 국내 마약 사범이 급증하는 데다 중남미 마약 범죄 조직들이 한국의 항만 인프라와 컨테이너선을 마약 유통 ‘환승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적발된 마약류 중 82%(2302㎏)가 항만·컨테이너에서 나왔다. 특히 페루(1.69t), 에콰도르(600㎏) 등 그동안 단 한 번도 상위권에 없던 국가들이 올해 처음으로 1·2위를 차지했다. 최근 미국·캐나다의 국경 통제가 강화되면서 중남미 마약 밀매 조직들이 아시아로 눈을 돌렸고, 이 과정에서 한국 항만을 새로운 반입 창구로 삼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제주·경북 포항 해안가에서는 중국산 우롱차 봉지로 위장한 신종 마약 케타민이 잇따라 반입되면서 외곽 해변도 신종 마약 루트가 되고 있다. 지난 9월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 해변에서 케타민 20㎏이 발견된 이후 최근까지 10차례에 걸쳐 해안가에서 비슷한 형태의 마약 덩어리가 발견됐다. 그러나 마약이 해변가를 통해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정부는 합수본의 수사 역량이나 성과를 보고 향후 미국 마약청(DEA)처럼 마약청으로 독립시키는 방안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미 DEA는 법무부 산하 독립 연방 기관으로 마약류 지정은 물론 유통·밀수 첩보 수집과 수사를 전담하고 있다. 첩보 수집과 수사 기능이 통합돼 있어 마약 범죄에 대응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 소식통은 “미 DEA가 마약 유통·밀수 사건 수사에 집중한다면, 합수본은 수사와 마약 사범들의 재활·치료·예방 기능까지 포괄하는 개념의 마약청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나영 기자 kimi@chosun.com
구아모 기자 am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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