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30.

지난해 11월 육군특전학교 특전부사관 임관식에서 신임 특전부사관의 어깨에 하사 계급장이 달려 있다. photo 뉴스1
하사나 중사와 같은 초급부사관의 약 5%만이 자신이 당한 성범죄 사건을 지휘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장교·상사·원사에 해당하는 계급과 일반 군무원 등은 보고 비율이 40%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계급이 낮을수록 성범죄 피해를 공론화하기 쉽지 않은 군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셈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현직 장교·부사관 등 19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초급부사관 인권상황 성희롱 및 성폭력 사건 보고 현황'에 따르면 장교와 부사관, 군무원의 각각 43%, 39%, 40%가 성범죄 피해를 지휘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조사된 반면, 남군 초급부사관과 여군 초급부사관은 4%와 7%만 보고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군, 남군 초급부사관의 경우 '가해자가 나보다 상급 계급자'가 각각 78.6%, 48.1%로 가장 높았다. 반면 장교, 부사관, 군무원, 병사의 경우 '특정인에 한정되지 않음'이 1위를 차지했다.
성범죄 미보고 사유 1순위는 '불이익이 두려워서'(25%)였다. 가해자와의 관계 때문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17%로 나타났다. 가해자와의 직급 차이, 친밀도 또는 개인적인 관계가 사건을 보고하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응답자의 14%는 '소용이 없어서' 보고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는 사건이 보고되더라도 적절한 조치,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군내 불신감이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낸다.
성범죄 피해자들의 31%는 사건 이후 자신감을 상실하고 의기소침해 있는 등 군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는 '주변의 집단 따돌림을 겪었다'고 답했다.
성범죄 피해 후 26% '집단 따돌림'
성 고충 전문 상담관 제도에 대한 신뢰·참여는 여군에서 특히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거보다 성희롱·성폭력 문제가 줄었느냐'는 질문에 남군 초급부사관은 3.64점(매우 그렇다 5점, 전혀 그렇지 않다 1점), 여군 초급부사관은 3.18점으로 여군이 더 비관적이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도 군내 성범죄는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 10월까지 피해자가 '하사 계급'인 군내 성희롱·성폭력 상담접수 건수는 총 1667건이다. 2022년 424건, 2023년 512건, 2024년 449건이었고, 2025년 282건이었다. 이는 상담 접수 시 '명시적으로 신고 의사를 표명한 건수'만을 포함한 수치로, 사건 처리 과정에서 피해자 의사가 변경된 경우는 제외됐다. 유형별로는 성폭력, 강제추행 건수가 감소한 반면, 성희롱은 2022년 235건, 2023년 334건, 2024년 358건, 2025년 212건이었다.
유 의원은 "군은 이예람 중사 사건 이후 성범죄 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했지만, 성희롱과 디지털 성범죄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며 "여군은 조직 특성상 성폭력 피해에 더 취약할 수 있는 만큼, 보다 실효적인 예방·보호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피해자 중심의 보호·지원 강화, 신고·고충처리 제도 개선, 가해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 등이 필수적"이라며 "신고 채널 다변화와 비밀보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성폭력 대응은 사후 처리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군 조직 문화 전반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권아현 기자 zinc@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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