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 Ivy Kee)
하나투어 송미선 대표가 최근 간담회에서 쏟아낸 작심 발언은 한국 관광업계가 마주한 서글픈 자화상을 여실히 드러낸다. 송 대표는 한국 여행사가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영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반면 중국 여행사들은 한국 땅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영업망을 넓히고 있는 역차별적 구조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인의 불만을 넘어 국가 간 상호주의 원칙이 무너진 비정상적 시장 상황에 대한 절규이자자국 기업을 역차별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무능을 꼬집은 것이다.
국가 간의 경제 교류는 기본적으로 주고받는 상호주의에 입각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재의 한중 여행 시장은 기울어지다 못해 뒤집힌 운동장이다. 우리 기업이 중국 시장의 문턱을 넘으려 하면 꽌시와 온갖 복잡한 규제라는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히지만 중국 자본은 한국의 안방까지 침투해 안방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우리 기업의 손을 잡아주기는커녕 오히려 상대국에 저자세를 유지하며 굴욕적인 관계를 자처하는 모습은 시장 논리로도 국가 자존심으로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이재명은 그간 셰셰 발언 등으로 중국에 대한 지나친 저자세 외교를 보여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치 리더가 자국 기업들이 처한 처절한 규제 지옥과 차별적 대우를 외면한 채 그저 중국과의 관계 개선만을 부르짖는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철저히 묵살하는 행위다. 송 대표가 서슬 퍼런 일침을 가하는 동안 이재명은 제대로 된 반박조차 하지 못한 채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 아무 말도 못 하며 내심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는 그 표정을 보며 그가 속으로 어떤 서늘한 생각을 품었을지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그와 관련된 여러 논란을 떠올리는 이들이라면 혹여나 그가 드럼통 따위의 섬뜩한 상상을 한 것은 아닌지 뒷맛이 씁쓸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하나투어 대표가 이재명 앞에서 이토록 강경하게 발언한 것은 그만큼 업계의 인내심이 한계치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규제는 자국 기업의 발목을 잡는 사슬이 되었고 법 집행의 형평성은 국적에 따라 고무줄처럼 변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대한민국에서 사업하는 것이 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기업은 법과 원칙을 지키느라 온갖 비용을 감수하는데 외래 거대 자본은 법망을 비웃으며 시장을 잠식해 나가는 풍경은 공정이라는 가치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특히 중국 기업에 대해서만 유독 느슨한 잣대를 들이대는 공권력의 행태는 과연 이 나라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묻게 만든다.
이재명과 정치권은 표를 얻기 위한 감성적인 외교 수사에서 벗어나 실제 기업들이 겪는 불공평한 경쟁 환경을 뜯어고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송 대표의 발언은 용기 있는 고발이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 앞에서 모두가 눈치를 볼 때 현장의 고통을 가감 없이 전달한 것은 기업가 정신의 발로라 할 수 있다. 이제 공은 이재명과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우리 기업을 옥죄는 규제는 과감히 철폐하고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우리와 동등한 수준의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상호주의가 실종된 외교는 구걸에 불과하며 자국 기업 보호를 포기한 국가는 경제적 속국으로 전락할 뿐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중 관계의 뒤틀린 단면을 바로잡고, 우리 기업들이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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