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8.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 /뉴스1
2차 종합 특검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수사 개입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를 단서로 검찰이 수사 중이던 대북 송금 ‘진술 회유 의혹’ 사건을 검찰에서 넘겨받아 본격 수사에 나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개입 의혹을 “국가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이라고 했다. 본격 수사를 하기도 전에 사건 실체부터 규정한 것이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초대형 국정농단’이란 말은 정치 용어다. 수사기관은 수사 결론을 내려도 이런 말은 잘 쓰지 않는다. 중립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굳이 쓰려면 수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다 밝힌 뒤 확실한 근거를 갖고 말해야 한다. 하지만 2차 특검은 아직 이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하지 않았고, 대통령실 관계자 등도 입건하지 않았다고 한다. 수사 시작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초대형 국정농단이란 말부터 썼다. 현 정권은 과거 정치 검찰이 수사도 하기 전에 결과를 예단한 뒤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고 비판해 왔는데 현 정권이 임명한 특검이 그 행태를 똑같이 반복한 것이다.
내란·김건희·해병 특검 등 3대 특검의 잔여 의혹을 수사하라고 출범시킨 2차 특검이 수사 대상과 무관해 보이는 수사를 갑자기 하겠다고 나선 배경도 의심스럽다. 특검이 검찰에서 이첩받은 진술 회유 의혹은 윤석열 정부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을 대북 송금 공범으로 엮기 위해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를 회유했다고 민주당이 주장하는 사건이다. 하지만 법원은 이 전 부지사에게 유죄 확정 판결을 내리면서 조작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까지 벌이면서 이를 통해 조작 기소가 드러나면 대북 송금 등으로 기소된 이 대통령 사건을 공소 취소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만약 특검이 이를 염두에 두고 수사에 나선 것이라면 ‘정치 특검’이란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윤 정권의 수사 개입이 있었다면 있는 대로 밝혀야 한다. 문제는 수사 시작도 전에 사건 성격부터 정치적으로 규정하고 나선 2차 특검의 태도다. 앞서 민중기 특검도 통일교에서 돈을 받은 국민의힘 의원만 기소하고, 민주당 부분은 계속 뭉개다 뒤늦게 사건을 경찰로 넘겨 편파 수사란 비판을 받았다. 특검 수사의 정당성은 정치 중립과 공정성에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선일보
Copyright ⓒ 조선일보.
'Opinion & Column'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전쟁’과 ‘추경’, 어느 쪽이 먼저인지 헷갈리는 전쟁 추경 (0) | 2026.04.08 |
|---|---|
| “노무현 대통령이 중심으로 보이나요?” (0) | 2026.04.08 |
| 광장 대체한 넷플릭스, 무뎌진 공존감각 (0) | 2026.04.07 |
| ‘가짜 숫자’ 넘치는 선거판 ‘여론조사 문해력’ 키우자 (0) | 2026.04.07 |
| 인천공항 발목 잡는 성급한 통합, 시너지보다 동반 부실 우려 (0) | 2026.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