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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0년만의 대수술’…家電라인 외주 전환

dalmasian 2026. 4. 28. 20:37

2026.04.28.
‘종합 가전’ 정체성 과감히 포기
대형 백색가전 위주 사업 재편

28일 서울 시내 한 가전용품 매장에 삼성전자 제품이 전시돼 있다. 박윤슬 기자

삼성전자가 식기세척기·전자레인지 등 일부 가전 생산 라인을 폐쇄하고 외주 생산으로 전환하는 ‘대수술’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의 거센 공세로 가전을 포함한 우리나라 주력 산업에 구조조정 파고가 몰아치고 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 노동조합은 천문학적인 성과급을 사 측에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서 국가 경제 전반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이재용 회장과 노태문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김철기 생활가전(DA)사업부장이 참석하는 고위 경영진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가전 사업 재편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89년 설립돼 해외 가전 생산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해온 말레이시아 공장도 문을 닫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사업 재편은 중국의 거센 저가 가전 공세와 글로벌 분쟁에 따른 물류·부품비 급등 속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1970년대부터 50년간 이어온 ‘종합 가전 제조사’라는 정체성을 과감히 포기하고, 수익성이 높은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대형 백색가전 위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직접 생산공장을 운영하지 않고 외부 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애플식 제조 전략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가전·TV·스마트폰 등 완제품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전례 없는 원가 압박으로 수익성 악화가 심화하자 올해 사실상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산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로 호황인 반도체 역시 중국의 추격이 빨라지면서 안심할 때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며 메모리와 파운드리(위탁생산) 등 탄탄한 반도체 공급망을 과시하고 있다”며 “K반도체 역시 ‘나눠먹기식’ 성과급 잔치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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