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5.

유가 급등 소식 바라보는 시민 5일 서울역 대합실 TV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해 있던 한국 선박 HMM 나무호의 기관실이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보도되고 있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한국 선박 사고·UAE 정유 시설 공격으로 군사적 긴장 재고조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 미 국채 30년물 금리도 5% 넘어 불안
고물가에 생산·투자·소비 모두 위축…스태그플레이션 전망도
이란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 사고와 이란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정유시설 공격으로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휴전으로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으며, 미국 국채 금리도 급등했다. 전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물가를 끌어올리고 생산·투자·소비심리를 동시에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의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이 개시되고 한국 해운사 HMM이 운용하는 화물선 ‘나무호’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갈등이 격해진 4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급등했고 금융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5.8% 오른 배럴당 114.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론 연중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4.39% 오른 배럴당 106.42달러로 마감하며 105달러를 웃돌았다. 지난달 초 미국과 이란이 휴전한 뒤로 4월17일 브렌트유는 90.38달러까지, WTI는 83.85달러까지 내려갔으나, 미국이 이란 해상 봉쇄를 발표한 29일부터 무력 대응 분위기가 고조되자 유가가 급등하는 양상이다.

물가 불안과 금리 인상 우려가 확산하면서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5%를 넘어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미 3대 주가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고, 금 가격은 약세, 달러 가치는 강세를 보였다. 유가가 오르면 물류비용이 높아지고, 전쟁에 따라 원자재 공급망도 마비되는 등 ‘삼중 악재’가 겹치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다. 수입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을 보면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51.74원을 기록했다. 도매가격을 반영하는 생산자물가지수는 3월 125.24로 전월보다 1.6% 올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소비심리가 위축될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는 1·2월 연속 상승하다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된 3월 107.0으로 전월 대비 5.1포인트 하락했다. 재정경제부는 소비자심리지수 하락이 소매판매(재화 판매 지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생산 단계에서 시작된 물가 상승이 소비자가격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생산·투자·고용 전반의 둔화가 이어지는 ‘도미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은재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전날 정기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으며, 전쟁 영향을 과소평가해온 채권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자산시장의 가격 조정 가능성도 확대됐다”며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신흥국 중심으로 실물경제 타격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 교수는 “소비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하지만 전쟁 상황에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원자재와 석유 공급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확보해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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