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Column

선거 후 李정부 흔들 3대 변수… 민주 全大, 공소 취소, 부동산세

dalmasian 2026. 5. 9. 22:59

[논설실의 뉴스 읽기] 2026.05.08.
6·3 이후 여권 어디로 가나

정청래 대표 재선시
대통령 국정 장악력 약화
공소 취소 밀어붙이면
중도층 민심 이반
1주택자 세부담 증가시
지지층까지 이탈 우려

지방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민주당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여권에서는 “선거 후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의 성패는 이번 선거 후 다음 총선까지 1년 10개월이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이 시기 이재명 정부를 흔들 수 있는 가장 큰 이슈로 여권 인사들이 꼽는 것이 8월 민주당 전당대회다. 여기에 선거 뒤로 미뤄 놓은 ‘공소 취소 특검’과 부동산 세제 개편을 언제, 어떻게 처리하느냐도 변수라고 한다. 이 대통령이 세 변수를 풀어가는 방식과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의 전개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일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며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그래픽=김성규

대통령도 통제할 수 없는 당 대표 선거

대통령 입장에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전당대회다. 3대 변수 중 대통령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적다. 이번 전당대회는 친이재명계와 친정청래계 간 정면 승부가 예정돼 있다. ‘명·청 갈등’이 실제로 존재하느냐는 질문에 민주당 사람들은 “존재하는 정도가 아니라 심각하다”고들 한다. 양측의 갈등은 최소 두 차례에 걸쳐 표면화됐다. 친명 측은 ‘조국혁신당 합당 밀약설’로 정 대표를 공격했고, 친청 측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친명을 건드렸다. 정 대표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양측은 지금보다 강하게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그에 반비례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대통령 지지율이 60% 안팎이지만 잘못하면 조기 레임덕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당대회에는 다음 총선 공천권이 걸려있다. 이 대통령도 지난 총선 당 대표를 하면서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을 했다. 이후 자신이 공천한 의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멀리 보면 대선까지 걸려있는 판이라는 얘기다. 친명이든 친청이든 ‘차기’를 생각하면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다.

정 대표는 이미 지방 선거 지원 명목으로 전국을 돌며 당원을 만나고 있다. 벌써 30곳 이상을 방문했고, 과거 대표들과 달리 2박 3일씩 현지에서 먹고 잔다.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송영길 전 대표는 “지도부가 자기 홍보하러 다닌다”고 했다. 친명계에선 김민석 총리가 대표 주자다. 김 총리도 4월부터 당원들이 많은 호남을 집중적으로 다니고 있다. 김 총리는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지방선거 직후 총리직 사퇴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송 전 대표도 김 총리와 함께 친명 주자로 당 대표 선거에 나섰다가 두 사람이 단일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민주당 대표 선거는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를 반영한다. 민주당은 당원 투표에서 대의원 1표가 권리당원 17표 가치를 갖도록 돼 있던 규정을 최근에 고쳐 ‘1인 1표’로 만들었다. 정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 때 권리당원 투표에서 친명 박찬대 후보를 30%포인트 이상 차이로 크게 이겼지만, 대의원 투표에서는 오히려 박 후보에게 10%포인트 가까이 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대표 측은 작년 전당대회가 끝난 그날부터 1인 1표 당헌당규 개정을 준비했다”고 했다. 당선되자마자 재선 도전을 준비했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당원 투표에서는 정 대표가 다소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의외의 패배를 당하거나, 정 대표 리더십에 상처가 나는 일이 벌어지면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특검 밀어붙일 듯, “‘골든 타임’은 지선 후 전대 전”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이던 ‘공소 취소 특검’을 멈춰 세운 것은 이 대통령이다. 선거에 역풍이 만만치 않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미룰 순 없다”는 분위기라고 한다. 민주당이 생각하는 ‘숙의’ 기간은 약 20일 정도로 알려졌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법안 처리를 재추진한다는 얘기다. 여기에도 전당대회 변수가 작용한다. 여권 관계자는 “특검법 처리는 중도층의 민심 이반을 부를 것이 뻔한데, 재선에 막 성공한 정 대표가 굳이 총대를 메고 추진하려고 하겠느냐”고 했다. 전당대회 후 정 대표의 ‘변심’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친명계는 지방선거 직후부터 8월 전당대회 전까지를 특검법 처리의 ‘골든 타임’으로 보고 있다.

특검법 내용의 수정 여부도 관심이다. 공소 취소 권한을 삭제하느냐 마느냐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은 “공소 취소까지 가지 않을 거라면 애초 국정 조사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정치적 부담은 이미 뒤집어쓴 만큼 이참에 사법 리스크를 확실히 없애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대통령 주변에서도 “하루 속히 털고 정책 과제에 집중해 그것으로 국민의 평가를 받자”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다만 이렇게 할 경우 이 대통령에겐 이득이 될지 몰라도 다음 총선, 대선을 치러야 하는 민주당에는 두고두고 부담이 되기 때문에 당청 갈등의 소재로 작용할 수 있다.

“文이 못한 집값 안정, 꼭 이루고 싶어해”

정책 이슈로 대통령이 직접 발굴한 것이 ‘집값 안정’이다. 이 대통령은 “세금은 최후의 수단”이라면서도 올초부터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도 세금 인상 여부, 대상, 폭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선 재정경제부가 7월쯤 발표할 세제 개편안에 부동산 세금 조정안을 넣고 9월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이를 통과시키는 시간표가 유력하다고 한다.

만약 1주택자까지 세금 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경우 민심이 요동칠 수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논란이 도화선이다. 지금은 장기 ‘보유’나 ‘거주’ 모두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있지만, 이 대통령은 “거주할 것도 아니면서 돈 벌기 위해 사둔 주택 값이 올라 번 돈에 왜 세금을 깎아주냐”고 했다. 이에 전근·전학·해외 이주 등 불가피한 사유로 자기 집에 살지 못하는 1주택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핵심 지지층에 1주택자가 많다. 어떤 식으로든 이들에게 피해가 가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부동산 세제 개편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많다.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 ‘집값 잡기’를 자신은 해냈다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싶어 한다”고 했다.

‘친명 결집도’ 가늠해볼 시험대, 국회의장 선거

그래픽=김성규

민주당에선 오는 13일 실시되는 국회의장 선거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이재명계의 결집도를 측정해볼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의장은 여야 의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본회의 투표로 선출되지만, 실제로는 과반 의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이 사전에 내부 투표로 정한 후보자가 당선되는 구조다. 민주당은 의원 투표 80%, 당원 투표 20%로 의장을 뽑기로 했다. 국회의장 선거에 당원 투표를 반영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의원이 현재 152명이니 당원 투표가 의원 30명 이상의 몫을 차지한다. 전당대회는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이 70%나 되기 때문에 의장 선거 결과를 곧바로 전당대회 결과로 연결시키기는 어렵다. 다만 후보별 득표를 분석하면 친명계의 당내 위상과 결집도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현재 국회의장 후보로는 6선 조정식 의원, 5선 김태년 의원, 5선 박지원 의원이 등록을 마쳤다. 이 중 이 대통령의 정무 특보를 지낸 조 의원이 친명 후보로 꼽힌다. 본인도 부인하지 않는다. 조 의원은 이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공천을 준 초선 의원 66명을 중심으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이 대통령이 민주당 초선 의원을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할 때도 조 의원이 동석했다. 반면 김 의원은 운동권 출신으로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다는 평가다. 원내대표를 지낸 이력으로 재선 이상 의원들 사이에서 지지가 많다고 한다. 박 의원은 계파를 배경으로 한 의원들의 조직적 지지는 다소 약하지만 김대중 정부 때부터 쌓아온 관록과 높은 인지도를 내세워 당원 투표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황대진 논설위원 djhw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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