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2.
삼성전자 노동조합에 이어 기업 이익의 일정 비율 이상을 노조원에게 균등 배분하라는 대기업 노조들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전년도 순이익의 30%(약 3조 6800억원)를 내놓으라고 나섰고, 기아와 LG유플러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조 역시 영업이익의 30% 무조건 배분을 요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카카오마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확정하라며 노동위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영업이익은 업황에 따라 변동이 큰데도 불황 때 고통 분담은 안 하면서 이익이 날 때만 확정된 비율로 돈을 달라는 것이다.
영업 이익 일정 비율을 무조건 주는 ‘N% 성과급’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애플·구글·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영업이익을 철저한 개인별 성과 차등 보상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 주식 지급 방식을 활용한다. 직원의 이익을 기업의 장기 성장 가치와 결합시키기 위한 방식이다. 대만의 TSMC 역시 성과급 비율을 이사회의 경영 판단에 따른 고유 권한으로 엄격히 관리하며 경쟁력을 지키고 있다. 지금 한국 대기업 노조들의 행태는 돈을 벌 때 한몫 챙기자는 ‘한탕 주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업의 중장기 전략과 성장성에 대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특히 국가 핵심 산업의 생산 라인을 멈추겠다며 파업을 위협하는 것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선 상상하기 어렵다.
반도체·자동차·바이오 등 시간을 다투는 기술 경쟁과 조 단위 투자가 생존을 결정짓는 전쟁터에서 이러한 갈등은 치명적일 수 있다. JP모건은 삼성전자가 노조안을 수용할 때 영업이익이 최대 12% 감소하고, 파업 시 최대 43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 경고했다. 기업의 이익은 임직원의 노력뿐 아니라 국가적 보조금과 인프라가 결합된 결과물이다. 결코 대기업 노조의 일방적 권리가 아니다. 중소 협력사 직원들에게 깊은 박탈감을 주고 노동시장의 임금 이중 구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노동운동은 열악한 작업 환경과 낮은 처우를 개선하자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지금 대기업 노조의 행태는 그런 노동운동을 완전히 벗어났다. 모든 면에서 우리 사회의 중간 이상에 있다고 할 수 있는 대기업 직원들이 절제 없는 탐욕을 위해 폭력적인 수단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행태까지 노동 관련 법으로 보호해야 하는지 의문인 국민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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