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칼럼] 2026.06.01.
민주공화국 수호와
합리적 보수 재건이라는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민심을 거스르는
공소취소 특검에 맞설
새로운 희망 살려야 한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출범식·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내일이면 뜨거웠던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린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어디까지 커지고, 국민의힘은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 판가름하는 시험대였다. 그래서 선거 후 한국 정치에는 두 개의 큰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하나는 민주공화국을 지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보수 재건이다. 커질 대로 커진 민주당 권력은 헌정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죄 없애기에 매진했다. 검찰 해체가 결정되고, 소위 사법개혁 3법으로 사법부는 거의 무력화됐다. 이제 공소 취소 특검으로 사법부를 허수아비로 만들려고 한다. 한 사람이 법 위에 서게 되면 그게 왕이고, 민주공화국은 껍데기만 남는다. 그걸 막아야 할 국민의힘은 그 자체가 문제다. 헌법 가치를 지킬 새로운 보수가 나오지 않으면, 민주공화국은 위기에 처할 것이다.
보수 진영은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래 총선에 3연패했다. 수도권과 충청권을 잃고 지역정당으로 전락했다. 윤석열 집권으로 재기할 기회를 얻었지만, 12·3 비상계엄으로 더 깊은 나락에 떨어졌다. 그런데도 장동혁 지도부는 윤어게인을 고수했다. 진보 유튜버 김어준씨는 장 대표를 “민주당 전략 자산”이라며 조롱했다. 이제 민주당의 공세가 보수의 심장 대구까지 밀려드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6·25전쟁 때 팔공산 전투 같다. 윤어게인이 절망의 몸부림이란 걸 이보다 더 확실히 보여줄 수 없다.
하지만 보수의 새로운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바로 부산 북갑 선거다. 이곳 선거는 사실 한동훈 대 장동혁의 대결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동원됐고, 한 최고위원은 ‘하정우 파이팅’까지 외쳤다. 부산에 간 박근혜 전 대통령도 “박 후보가 봉사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래서 이 선거는 보수의 미래를 다투는 전투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도 자신의 분신으로 하정우 후보를 내려보냈다. 대한민국을 AI 강국으로 만들 인재를 정치적 카드로 허비하는 셈이다. 한동훈만은 안 된다는 이 대통령의 결의가 이렇게 절박하다. 결국 부산 북갑에 대한민국 최대 권력이 모두 모였다. 한국 정치의 앞날도 이 회전에서 결정된다는 뜻이다. 한 후보는 뜻밖에도 선전하고 있다. 검사 출신에 수퍼 엘리트, 미숙한 정치가란 세평에도 불구하고 민심에 다가섰다.
공소 취소 특검이 헌법을 위협하고, 국가 시스템을 뒤흔드는 초미의 현안이란 사실은 지난 1년간 충분히 목격해 왔다. 민주국가라고 예외가 아니다.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권력으로 덮으려고 특별검사를 해임하고, 법무장관을 압박했다. 각종 범죄 혐의로 3개 재판에 회부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23년 이후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통령 개인에게도 공소 취소 특검보다 더 중차대한 사안은 없을 것이다.
이 대통령에게 남은 시간은 길어야 한 달 남짓이다. 8월에 전당대회를 치르는 민주당은 7월 중순부터 전국 합동 연설회와 순회 경선을 진행한다. 특검 문제는 그전에 결정 나야 한다. 하지만 민심이 문제다. 지난달 15일 공개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소 취소 권한을 가진 특검에 반대 44%, 찬성 27%다. 지난해 11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도 48%가 부적절, 29%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5월 28일 갤럽 조사는 대통령에 당선돼도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55%에 달했다.
민심은 명확하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란 거다. 갤럽 조사를 보면, 진보 진영의 31%조차 공소 취소에 반대한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진보 측 33%는 재판 지속을 원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공소 취소 추진 민주당 의원 모임이 “이상한 모임”이고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3월 10일, 장인수 전 문화방송 기자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 거래설을 폭로했다. 대통령 최측근이 검찰 스스로 공소 취소를 해주면,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했다는 거였다. 이튿날 한 출연자는 “사실이라면 대통령 탄핵 사유”라고까지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민심의 큰 물결과 싸워야 한다. 특히 6월 한 달, 그리고 향후 4년간, 대한민국은 그 싸움으로 고통당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민심이 마음을 맡길 정당이 없다는 게 문제다.
합리적 중도층에겐 이번 지방선거가 괴롭다. 견제와 균형으로 민주공화국을 지키자면 여당을 심판해야 한다. 그러나 야당 중엔 대안을 찾기 힘들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면 장동혁 체제의 연명을 도울 뿐이다. 결국 선거 뒤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지키는 싸움에서 새로운 희망이 드러날 것이다.

5월 31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에 사전투표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지방선거 역대 최고치인 23.51%를 기록했다. /고운호 기자
김영수 영남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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