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3.
코스닥 5거래일 연속 내리막
바이오·2차전지 약세도 부담

뉴시스
‘만스피’를 바라보는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천스닥’ 지위마저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랠리가 이어지며 코스피 대형주로 자금이 몰리는 가운데 2일 코스닥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반도체 투톱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등장하면서 두 시장의 온도 차는 더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24.00포인트(2.29%) 내린 1026.03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3.94% 급락하며 장중 1009.75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난달 27일부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최근 한 달 동안 21거래일 가운데 상승 마감한 날도 6거래일에 그쳤다. 올해 들어 힘겹게 1200선까지 올라섰던 코스닥은 한 달 새 다시 1000선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수급 쏠림이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끄는 반도체 랠리에 투자자들의 시선은 성장주보다 당장 주가 흐름이 강한 코스피 대형주로 향하고 있다. 코스피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포모(FOMO·소외공포)가 뒤늦게 대형주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는 “대형주 위주의 쏠림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대형주로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많아졌고, 조정 국면에서도 대형주 중심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도 코스닥 소외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과거에는 높은 변동성을 기대한 자금이 코스닥 중소형주로 향했다면 이제는 대형주 레버리지 상품이 그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날 삼성전자 주가가 10%대 상승하자 관련 레버리지 ETF 수익률은 20%대에 달했다. 한 애널리스트 출신 개인투자자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주들도 5월 중순 이후 일제히 꺾이면서 여의도 큰손들이 레버리지 ETF 쪽으로 이동한 분위기”라며 “손실을 빨리 만회하려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코스닥보다 레버리지 상품을 선택할 유인이 커졌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제약·바이오와 2차전지주의 부진도 부담이다. 최근 1조9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킨 한미약품마저 이날 5%대 하락했다. 삼천당제약 불성실공시 사태 이후 바이오주 전반의 투자심리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 대형주가 뚜렷한 주도주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투자자가 굳이 코스닥을 선택할 유인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향후 국내 경제 환경도 코스닥에 우호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수출 호황 속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성장주 전반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고, 자체 현금창출력이 약하거나 외부 자금 의존도가 높은 코스닥 기업일수록 압박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이에 지방선거 이후 단순한 조정을 넘어 ‘천스닥’ 방어 자체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준희 기자(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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