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6.
격전지 강동·양천·중구·광진구 등 수성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에서 많은 표 나와
동작·영등포는 현직 배제로 민주당 뺏겨

재선에 성공한 이기재 양천구청장이 4일 서울 양천구청에서 직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이기재 캠프 제공
6·3 지방선거에서 불리한 판세였던 국민의힘이 서울 자치구 25곳 중 8곳을 수성한 배경으로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 구청장 효과가 꼽힌다. 국민의힘은 보수 텃밭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외에도 강동·양천·중구·광진 등에서 현역 구청장들이 득표해 살아남았다.
5일 선거 개표 결과를 보면 재선에 성공한 국민의힘 구청장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지난 4년간 지역 최대 현안인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표심을 얻었다.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서초구와 송파구에서는 전성수 구청장과 서강석 구청장이 각각 더불어민주당 황인식, 조재희 후보를 예상대로 꺾었다.
격전지로 꼽혔던 강동구에서는 이수희 구청장이 김종무 민주당 후보를 따돌렸고, 양천구에서는 이기재 구청장이 우형찬 민주당 후보를 제쳤다. 중구에서는 김길성 구청장이 이동현 민주당 후보, 광진구에서는 김경호 구청장이 문종철 민주당 후보에 각각 승리했다. 강남구에서는 서울시의회 의장 출신인 김현기 후보가 당선됐고, 용산구에서는 구의원 3선 출신인 김경대 후보가 당선됐다.

서울 구청장 결과. 그래픽=박종범 기자
격전지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들은 정비사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양천구는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밀접한 목동과 신정동에서 국민의힘 몰표가 나왔다. 중구는 신당동, 중림동, 약수동 재개발 지역, 광진구는 자양동 재개발 지역에서 보수 지지 표가 쏟아졌다. 강동구는 1만2,000가구에 달하는 재개발 단지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표심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양천구는 목동 아파트 14개 단지 전체가 정비 구역으로 지정된 게 컸다"며 "재개발이 활발했던 강동구는 이제 강남 4구에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자치구 관계자는 "중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표가 많이 나왔는데 민선 8기 때 을지로 등 재개발 사업이 많이 진척됐다"면서 "구청장 선거는 정비사업을 얼마나 잘 추진했느냐가 연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다만 정비사업 물량이 많은 동작구와 영등포구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에 가장 뼈아픈 곳이다. 국민의힘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두 지역에서 모두 당선자를 배출하며 탈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총경 출신 류삼영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고, 영등포구는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조유진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두 지역에서 현역으로 검증된 박일하 동작구청장과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대신 김정태 후보와 최웅식 후보를 내세워 패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동작구와 영등포구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정원오 민주당 후보보다 오세훈 시장에게 더 많은 표를 줬다. 두 지역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공천만 잘했어도 승산이 있었다"며 "지역에서 인기가 많았던 구청장들을 불합리하게 내치면서 선거에서 졌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서울 구청장 선거는 정당보다는 지역 숙원 사업 해결 등 현안 대응 능력이 득표를 좌우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부터 시설 개선, 교통망 정비, 지원금 등 주민들이 바로 체감하는 사업이 많아 구청장 선거에서는 정치 성향보다는 경제적 이해관계 등을 따져 투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NEWS 다시 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장동혁은 선거 저승사자”... 유세 간 곳은 기초단체장까지 떨어졌다 (0) | 2026.06.06 |
|---|---|
| 젠슨 황도 못 막은 ‘검은 금요일’…코스피 폭락에도 낙관론 유지되는 까닭 (0) | 2026.06.06 |
| “35매 남았다” “투표 중단됐다”... 현장 아우성, 선관위 묵묵부답 (1) | 2026.06.06 |
| "월 10원만 내면 5GB"…알뜰폰 '파격 할인' 이유 있었다 (0) | 2026.06.06 |
| "스페이스X 2040년 매출 5000조원 전망…15년 안에 180배 뛸 것" (0) | 2026.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