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Column

합수본 수사, 선관위 어떻게 뜯어 고칠지 해답 찾는 과정 돼야

dalmasian 2026. 6. 21. 05:47

2026.06.20.

조현욱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원회에서 6·3 지방선거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선관위 진상규명위원회가 19일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한 수뇌부 12명에 대한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선관위의 총체적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유다. 진상규명위는 선관위가 감사원 직무 감찰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선관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외부 견제 없이 운영됐고, 수차례 문제가 드러나도 감사원 감찰 등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조직과 시스템이 망가질 지경에 이르렀음을 진상규명위도 인정한 것이다.

선관위는 1~2년마다 치러지는 선거가 사실상 업무의 전부다. 그런 선관위가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를 적게 준비해 유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했다. 경기·전북 교육감 선거에선 개표 사무원이 결과를 잘못 입력하는 개표 오류도 있었다. 충북 청주에서는 선거 당일 1000여 명의 선거인 명부가 누락됐다.

선관위의 이 같은 부실 선거 관리는 조직의 총체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노태악 전 위원장은 재임 중 세 차례 해외 출장을 배우자와 함께 갔고, 그 비용은 선관위에서 댔다. 선관위는 외부에 공개되는 사후 보고서에서 이런 사실을 숨겼다. 자신들 스스로 떳떳하지 않음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부실 선거 관리로 국민적 지탄을 받을 때도 성과급은 100% 가까이 집행했다고 한다.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수십 명 포상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적발된 채용 비리는 1000여 건이 넘는다. 선관위 전·현직 직원 자식까지 부정하게 채용됐다.

선관위가 구체적으로 왜 부패하게 됐고, 그로 인해 어떻게 부실 선거를 치렀는지는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는 단순 책임자 처벌을 넘어 선관위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앞으로 그 문제를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지 실마리를 찾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관위가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며 “선관위에 대한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이 먼저 나서서 선언적 개헌부터 나서는 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합수본 수사는 선관위가 무엇이 잘못됐고 그 잘못을 고치려면 어떻게 뜯어 고쳐야 하는지 해답을 찾는 과정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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