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Column

윤어게인보다 무서운 것

dalmasian 2026. 6. 21. 06:38

[마감을 하며]  2026.05.29.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21일 대전 중구 으능정이 문화거리에서 열린 지방선거 출정식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출정식에서 선거운동원들이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photo 뉴스1


얼마 전 열혈 민주당 지지자인 한 지인과 차를 마시다가 자연스럽게 선거 얘기가 나왔다. 그는 내게 선거 판세를 물었고, 나는 내가 아는 선에서 답했고, 남은 변수를 얘기해줬다. 그런데 그가 뜻밖의 반문을 했다. '지방선거에서까지 민주당이 이기는 게 좋은 걸까?' 그의 정치성향을 알고 있던 나는 이런 질문에 작지 않게 놀랐다. 평소 국민의힘이 사라져야 나라가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그마저 이런 생각을 하는데, 하물며 중도층은 어떻게 생각할까란 질문이 머리에 맴돌았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정치인들도 여론조사업체도 언론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을 예상했다. 두 달 전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들은 주간조선에 "지방선거야말로 여론조사업체 입장에서 대목이라 사람도 더 뽑아놨는데, 문닫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선거를 약 일주일 앞둔 5월 28일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됐던 선거구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의 추격세가 무섭다. 오죽하면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 목표를 '지난 선거에서 이겼던 8곳 수성'으로 높여 잡았겠는가.

격차가 좁혀지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여당의 대통령 공소 취소 움직임 때문에 보수층이 결집했다고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스타벅스 마케팅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 반발심을 일으켰다고도 말한다. 이런 요인들이 여권에 불리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여당에 불리했던 이슈만 있었던 건 아니다. 여전히 장동혁 대표가 선거 현장을 누비고 있고, 삼성역 GTX 공사현장 철근누락이나 서소문 고가 붕괴 등은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만한 이슈다.

이런저런 논란이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지율이 계속 좁혀지는 원인은 결국 과도한 권력 쏠림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나는 본다. 야당 지도부가 윤어게인 성향이고, 비상계엄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사람들이 공천을 받았다 하더라도, 선거가 다가올수록 '이것보다 더 우려스러운 게 있을 수 있다'란 우려를 우리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해보게 된다. 일반적으로 모든 선거는 대통령 지지율의 영향을 받는다지만, 이번 선거에서도 이런 조건이 작용할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이것은 코스피 지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대통령이 실용주의 행보로 60%가 넘는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는 것으로는 상쇄할 수 없는 다른 영역의 질문일 수 있어서다. 이번주 주간조선 커버 기사에 등장한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비슷한 맥락에서 말했다. "민주화 이후 한 정권이 대선·총선·지방선거를 모두 이긴 전례가 없다. 무소불위 권력 우려가 중도 이탈과 보수 결집으로 연결될 것이다."

물론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한다 하더라도 선거 막판 턱밑까지 쫓아온 야당의 지지율 원인을 잊는다면 그 대가는 2년 뒤 총선에서 치르게 될 것이다.

박혁진 편집장 spaingog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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