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Column

올해 157조 주식 판 외국인, ‘반도체 경고음’도 대비해야

dalmasian 2026. 7. 5. 06:10

2026.07.04.

코스피가 전 거래일(7648.09)보다 440.25포인트(5.76%) 오른 8088.34에 마감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157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11일 연속으로 36조원 넘게 이탈하고 있어 예사롭지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합산 5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4000조원 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되는 등 장밋빛 전망이 이어진다. 빅테크들의 투자가 견고해 칩 공급 부족이 최소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시장은 낙관과 비관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유독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이 빠르게 이탈하는 상황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골드만삭스 등은 2027년이면 메모리칩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며 ‘공급 과잉(피크아웃)’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메타(옛 페이스북)가 남아도는 데이터센터 용량을 외부에 임대하는 사업 계획을 발표하자 반도체 주가 급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만큼 글로벌 자금은 반도체 공급 과잉·포화 가능성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AI 투자에 거품 위험이 있으며, 붕괴할 경우 세계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최근의 AI 투자 급증 속도가 1840년대 영국 철도광풍(4년간 2.7배)이나 1990년대 닷컴 버블(5년간 1.9배)보다 빠르다고 경고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S&P는 “AI 투자 열풍이 신용 위험을 부를 수 있다”며, “특히 한국은 고대역폭반도체(HBM) 비중이 높아 AI 경기 사이클에 직결된 데다 과도한 ‘빚투’ 부실과 금융 불안 가능성도 있다”며 한국을 지목해 경고했다.

실물 시장에서는 애플이 미국 정부에 중국산 메모리칩 구매 승인을 요청하는 등 메모리 가격 급등세를 견디지 못한 수요처들이 대체재를 찾아 나서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호황과 불황이 극명한 사이클 산업이라 2019년 가격 폭락, 2023년의 대규모 감산 등의 ‘악몽’을 배제할 수도 없다.

지금 우리 증시는 올해 외국인이 157조원 쏟아낸 매물을 개인이 104조원, 연기금 등 기관이 37조원 받아내며 지수를 떠받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전체 ETF 거래의 26.6%(212조원)가 2배 이익과 손실이 따르는 레버리지 상품에 쏠리고 있어 주가 변동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부상 중이다.

외국인은 내다팔고, 국민연금과 개인이 받아내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금융 불안을 키울 수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외 리스크 재점검과 투기성 파생상품에 대한 모니터링과 규제를 실효성 있게 전면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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