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4.

광주 여고생 살인 피고인이 재판에서 “성범죄를 목적으로 살인했다”고 자백했다. 계획적 납치와 성범죄 시도 과정이 녹화된 차량 동영상과 그가 준비한 결박 도구 등을 증거로 제시하자 그제야 시인했다고 한다.
이들 증거는 검찰의 보완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경찰은 피고인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이란 이유로 증거를 은폐하고 일반 살인죄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강간 살인은 일반 살인보다 형량이 훨씬 무거운 반면 증거가 부족하면 입증하기 어렵다. 이를 아는 경찰이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이번 사건은 수사권을 경찰이 독점했을 때 성범죄 피해자들이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예고한다. 고의적 은폐가 아니더라도 경찰은 입증이 까다로운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거나 다른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송치하는 경향이 있다. 성범죄가 대표적이다. 4년 전 부산 돌려차기 사건에서도 경찰이 무시한 성범죄 증거를 검찰이 보완 수사 과정에서 찾아내 중상해로 송치된 범인을 강간 살인미수로 기소해 엄벌했다.
당시 피해자가 검찰의 보완 수사권 폐지에 공개 반대하고 있는 것은 이런 경찰을 겪었기 때문이다. “똑같은 청바지를 두고도 누군가는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고, 누군가는 집념으로 진실을 밝혀냈다”는 피해자의 말은 성폭력 위협에 노출된 여성 전체를 대변한다. 여성 범죄 피해자는 2021년 40만명에서 2024년 47만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여성 단체와 온라인 커뮤니티가 검찰 보완 수사 폐지 법안에 반대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들에게 보완 수사는 민주당처럼 정치나 이념이 아니라 인권과 생존의 문제다.
여성만이 아니다. 시각장애인인 김예원 장애인인권법센터 변호사는 “수많은 장애인이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며 억울한 일을 겪고 있다”고 했다. 보완 수사를 호소하는 것은 그것이 폐지됐을 때 “약자와 서민의 고통, 억울함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란 것이다.
검찰의 보완 수사는 정치 수사의 도구가 아니라 경찰이 놓친 부분을 바로잡는 민생의 도구다. 여성, 장애인, 서민 등 한국 사회의 약자가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다. 국민, 특히 약자들의 권리다. 보완 수사권 폐지는 이들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다. 명색이 국민 정당이라면 이럴 수 없다. 민주당은 법안을 처리하기 전에 무엇을 위해 약자를 고통에 몰아넣으려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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