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4.
[불라방(불 타는 가전 라방)] ②
'디지털·가전 라방' 키운 건 9할이 삼성
상반기 라방 거래액 77% 증가
증가분 중 90%는 삼성전자 몫
모바일·태블릿 거래액 141%↑
갤S26 시리즈, 라방서도 '돌풍'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디지털·가전 라이브방송(라방) 시장이 올 상반기 80%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성장폭은 사실상 삼성전자가 견인했다(약 90%). 이 기간 디지털·가전 라방 주문 한 건당 거래액은 90만원을 넘어섰고 모바일·태블릿이 PC·노트북을 3배 이상 앞질렀다. 갤럭시S26 시리즈 흥행, 삼성전자 '감사 페스티벌' 등이 맞물리면서 라방 시장의 무게중심이 '삼성·모바일' 중심으로 급격히 쏠린 것으로 파악된다.
라방 거래액 증가분 약 90%는 삼성전자 몫
14일 한경닷컴이 라이브커머스 데이터 플랫폼 라방바 데이터랩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국내 디지털·가전 라방 거래액은 5622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184억9000만원)보다 76.5% 늘어난 수치다. 이는 네이버·카카오·11번가·G마켓·CJ온스타일 등 국내 라방 플랫폼 18곳에서 발생한 디지털·가전 품목 거래액을 조사한 결과다.
디지털·가전 라방 성장세는 지난달에 집중됐다. 지난달 거래액만 2634억7000만원으로 상반기 전체 금액 중 46.9%를 차지했다. 2024년·지난해 6월의 경우 해당 연도 상반기 거래액에서 차지한 비중은 각각 14.1%, 13.9%에 그쳤다. 올 6월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4.5% 급증했다. 6월을 뺀 지난 1~5월 거래액은 2987억50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 상반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증가분 대부분은 지난달에 몰린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반도체 사업에서 거둔 성과를 국민들에 보답한다는 취지로 '감사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자사 제품 구매고객에게 구매금액의 20%를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삼성전자 효과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삼성전자 거래액은 지난해 상반기 1556억2000만원에서 올 상반기 3723억5000만원으로 2167억4000만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거래액 증가분(2437억3000만원) 가운데 88.9%가 삼성전자의 지분이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거래액은 1628억8000만원에서 1898억7000만원으로 16.6% 늘었다. 상반기 라방 성장세는 사실상 삼성전자가 이끌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이솔 기자
결제 건당 90만원 지출…모바일·태블릿 거래액↑
결제 단가도 높아졌다. 올 상반기 디지털·가전 라방 주문은 62만1678건으로 지난해보다 50.9% 증가했다. 주문 1건당 거래액은 약 90만4000원. 지난해(77만3000원)보다 17% 증가했다. 2년 전(59만7000원)과 비교하면 51.4% 뛴 수준이다. 라방이 단순한 소형 생활용품 판매 채널을 넘어 스마트폰·대형 가전 같은 고가 제품 구매 창구로 자리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방 시청자들의 충성도는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라방 횟수는 늘어난 반면 조회수는 줄었는데도 편당 거래액이 늘어난 것.
디지털·가전 라방 횟수는 1만445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지만 조회수는 4억6755만회로 14.9% 감소했다. 하지만 방송 한 편당 거래액은 3548만원에서 3889만원으로 9.6% 늘었다. 더 많은 사람을 끌어모으기보다 구매 의사가 뚜렷한 소비자에게 고가 제품과 혜택을 집중적으로 제시한 성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모델이 '갤럭시S26 울트라'의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갤S26도 돌풍…"라방, 디지털·가전 판매에 적합"
제품군별로는 모바일·태블릿 거래액이 1441억4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보다 140.5% 늘었다. 계절가전은 632억3000만원, 로봇청소기는 534억8000만원 거래됐다. 주방가전은 487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PC·노트북과 TV·영상은 각각 434억원, 385억6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라방에서 '잘 나가는' 디지털 제품도 바뀌고 있다. 모바일·태블릿과 PC·노트북 간 거래액 격차는 2024년 1.5배에서 지난해 1.4배로 줄었다가 올해 3.3배로 벌어졌다. 모바일·태블릿 거래액이 2배 넘게 증가한 반면 PC·노트북은 1% 늘어나는 데 그쳐서다. PC·노트북 주문 건수는 오히려 12.4% 감소했다.
갤럭시S26 시리즈가 이 같은 변화에 불을 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감사 페스티벌 때문에 (갤럭시S26 시리즈) 자체 라방 매출도 많이 늘었다"고 했다. 지난 2월에도 갤럭시S26 시리즈가 디지털·가전 라방 거래액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당시 라방바 측은 "갤럭시S26 사전 예약 라이브 방송들이 월말 거래액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분석했다.
라방바 데이터랩을 운영하는 양진호 씨브이쓰리 대표는 "디지털·가전 카테고리의 성장은 단순 편성 증가보다 고가 상품과 시연형 상품의 라이브방송 적합성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며 "디지털·가전은 제품 사양, 설치, 사용법, 혜택 조건을 소비자가 꼼꼼히 확인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라이브방송은 상세 설명과 실시간 상담, 한정 혜택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어 고관여 상품 판매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스마트폰·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로봇청소기, 계절가전, 주방가전처럼 실제 사용 장면을 보여줄 수 있는 상품군의 성과가 커지고 있다"며 "고가 제품일수록 단순 할인보다 카드 혜택, 사은품, 설치, 보상판매 등 구매 조건을 한 화면에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민성/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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