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2026.07.17.

임도원 사회부장
‘왜 2030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가.’
요즘 여당은 이 문제로 전전긍긍하는 듯하다. 6·3 지방선거에서 다 잡은 줄 알았던 서울시장직을 청년표 이탈로 놓친 데다 잠실 개표소 시위에 2030세대가 대거 몰렸으니 그럴 만도 하다. 김한규 박주민 등 여당 소장파 의원은 아예 지난 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민주당이 청년 민생 대신 진영 내 관심사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한 게 검찰 개혁이다. 김형남 전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는 “임기 내내 보완수사권 폐지에 누가 진심인지를 두고 우리끼리 싸울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인공지능(AI) 같은 미래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검찰 개혁을 이야기한다”고 지적했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싸늘한 민심
민주당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이달 9일 사실상 당론으로 발의했다. 이르면 다음달 중순 이전에 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경찰의 부실·왜곡 수사와 사건 암장에 검찰이 직접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민주당은 보완수사요구권을 남기기로 했지만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한다고 해도 경찰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대책이 없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민심은 싸늘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달 22~23일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답변이 47.7%로, ‘폐지해야 한다’는 답변(31.3%)을 크게 앞섰다. 20대(56.0%)와 30대(56.5%)에서는 ‘유지’ 답변이 과반이었다.
특히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에서 경찰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젊은 여성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건 현장에 명확한 물증이나 목격자가 없는 경우가 많은 성범죄에서 경찰의 부실·왜곡 수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6개 여성·시민단체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형사소송법 개정이 피해자에게 개악이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늘어나는 사건 처리 기간
민주당은 지난 1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검찰 개혁을 추진해왔다.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검찰 직접수사 범위 축소(검수완박)에 이어 검찰청 폐지, 특별사법경찰 지휘권 박탈과 보완수사권 폐지에까지 나섰다. 취업에 실패하고, 뛰는 집값과 전·월세에 신음하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잠실 개표소 시위에 나선 2030은 ‘그래서 뭐가 좋아졌느냐’고 묻는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0년 142일이던 형사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2021년 이후 늘어나 2024년에는 312일에 달했다. 또 2030은 검찰 개혁은 위헌 논란을 무릅쓰고 추진하면서 민생 안정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혁에는 그동안 왜 속도를 못 냈는지 반문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자산을 형성할 기회가 부족한 청년세대는 현실의 가장 큰 소외자”라고 했다. 민주당은 강성 당원 구애에만 몰두한 채 경제 소외층인 청년세대를 정치에서도 소외시키고 있다. 이대로 보완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인다면 2년 뒤 총선에서는 서울시장 선거보다도 더욱 차가운 2030의 민심을 확인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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